우회전 중 오른쪽으로 추월하는 오토바이 치어 숨지게... 무죄 왜?

2심 재판부 “추월은 왼쪽으로 해야, 황색 실선에선 추월 금지”

법원 로고. /조선일보 DB

우회전 과정에서 오른쪽으로 추월하려는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운전자를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금고형을 선고받았던 화물차 운전자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4부는 오토바이 운전자를 숨지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치사)로 기소된 화물차 운전자 A(30)씨에게 1심에서 선고한 금고 8개월 형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18일 낮 12시 34분쯤 충남 아산시 용화동의 한 도로에서 우회전하다가 오른쪽으로 추월하려고 진입한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오토바이 운전자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우측 방향지시등을 점등하지 않고, 후방을 제대로 살피지 않아 운전자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A씨가 후방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우회전한 것이 교통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없고, A씨의 과실과 사고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추월 차량은 왼쪽으로 추월해야 하는 점, 사고 지점이 황색 실선이라 원칙적으로 추월이 금지된 구간인 점, 도로 폭이 좁아 차량 2대가 병행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후방에서 따라오던 오토바이 운전자의 과실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어 “운전자는 상대방 교통 관여자가 법을 지키며 운전할 것으로 믿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예견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사태 발생에 대비한 주의 의무는 운전자에게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뒤따라가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했다면 화물차의 우회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이런 동태를 관측하지 못했다면 사고 발생에 지배적 영향을 미친 과실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앞서가던 차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무리하게 우측 공간으로 진입한 오토바이 움직임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