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무너질까 뛰쳐나가” “땅 속으로 들어가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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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땅이) 잡아 흔드는디, 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줄 알았어."
12일 오전 규모 4.8 지진이 발생한 전북 부안군 행안면에서 5km 떨어진 계화면 창북3마을에서 만난 정천생 씨(73)는 당시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정 씨는 "밭에서 풀을 매고 있는데, 우르릉 소리가 나더니 (땅이) 덜덜덜 떨려서, 이거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며 "바다에서 (지진이) 났으면 해일이 왔을 텐데 육지라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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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규모 4.8 지진이 발생한 전북 부안군 행안면에서 5km 떨어진 계화면 창북3마을에서 만난 정천생 씨(73)는 당시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정 씨는 “밭에서 풀을 매고 있는데, 우르릉 소리가 나더니 (땅이) 덜덜덜 떨려서, 이거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며 “바다에서 (지진이) 났으면 해일이 왔을 텐데 육지라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마을에 있는 계화중 김미경 교장(58)은 “맑았던 하늘이 깜깜해지고 나무들이 흔들려 비가 오려다 보다 했는데, 굉음이 들려 폭발이 일어난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담장이 일부 파손됐는데 교문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며 “등교 시간대여서 학생들이 드나드는 교문 근처 담이 파손됐다면 아찔한 상황이 발생할 뻔했다”고 덧붙였다.
진앙에서 7km 떨어진 부안읍 한 아파트에서 만난 김모 씨(45)도 굉음과 흔들림에 황급히 1층으로 대피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화장실에 들어가는데 폭발 소리가 나길래 아파트가 무너지는 건 아닌지 놀라서 13층에서 황급히 1층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오후 1시 55분경 규모 3.1의 여진이 발생하고, 이를 알리는 재난 문자가 발송되면서 또다시 긴장감에 휩싸였다. 이날 부안군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종일 안부를 묻는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이날 지진으로 인해 국가유산 피해 6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물 등 국가지정유산 피해 3건, 시도 지정유산 피해 3건이다. 보물로 지정된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은 지진으로 서까래 사이에 바른 흙이 떨어졌고, 공포(처마 끝 무게를 받치기 위해 기둥머리에 짜 맞춰 댄 나무)와 서까래의 위치도 바뀌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북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는 140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시설 피해 129건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 부안군 부안읍 경로당 화장실 타일이 깨졌고, 보안면 한 창고 벽면에는 금이 갔다. 변산면 한 게스트하우스 지하 주차장 바닥면이 들떴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진앙에서 수십 km 떨어진 정읍시 덕천면의 한 마을에서도 담장이 무너졌고, 연지동의 한 단독주택에서는 방바닥 꺼짐과 보일러관 파손 및 누수 피해가 났다. 익산시 남중동의 한 담벼락이 기울어졌다는 신고도 들어와 소방 당국이 출동하기도 했다.
학교 시설 피해도 이어졌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18개 학교에서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부안군 하서초 건물 모서리 일부가 파손됐고, 백산초 교실과 화장실 벽 일부에 금이 갔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전북과 충남에선 학교 2곳이 단축수업을 실시했다.
수도권 등에서도 진동을 느꼈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서울에 사는 배모 씨(61)는 “재난 문자를 받은 지 얼마 안 돼서 흔들림을 느꼈다”고 했다. 세종시에 사는 김모 씨(35)는 “정차 중인 버스가 흔들릴 정도 진동이 왔고, 놀라서 소리를 치는 이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부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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