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9억 계약→관절와순 파열→시즌아웃…수술 무사히 마친 이정후, 2025시즌 복귀 위해 본격 재활 돌입한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무사히 어깨 수술을 마친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025시즌 복귀를 위해 벌써부터 재활에 돌입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지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은 12일(이하 한국시각) "어깨 수술에 이어 시즌아웃된 이정후가 이번주부터 재활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1차 지명을 받은 이정후는 2022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85득점 타율 0.349 OPS 0.996으로 타격 5관왕과 함께 생애 첫 정규시즌 MVP 타이틀을 손에 넣는 최고의 시즌을 보낸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예고했다. 그리고 '악마의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으며 빅리그 진출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식화한 가운데 몸값을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였던 2023시즌. 하지만 지난 시즌은 이정후의 커리어에서 최악의 한 해였다. 이유는 발목 부상으로 인해 86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던 까닭.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후는 105안타 6홈런 45타점 50득점 타율 0.318 OPS 0.861이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손에 넣었고, 그동안 KBO리그에서 쌓은 기록과 각종 국제대회의 활약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후 이정후는 절반 이상의 구단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는데, 이는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주목할 만한 선수가 많지 않았던 것도 한 몫을 했다. 그 결과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무려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59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손에 넣게 됐다. 샌프란시스코가 야수에게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은 '프랜차이즈 레전드' 버스터 포지 이후 역대 두 번째였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13경기에서 12안타 1홈런 5타점 2도루 타율 0.343 OPS 0.911의 성적을 남기며 기대감을 키웠고,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 3월 4경기에서 1홈런 타율 0.286으로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다. 특히 이정후는 4월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부터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맞대결까지 11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코리안 빅리거 데뷔 시즌 최다 연속 안타 기록을 새롭게 쓰기도 했다.
이정후는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불운들이 쌓이는 상황 속에서도 5월 4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맞대결부터 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까지 6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하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던 중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13일 신시내티 레즈와 맞대결에서 1회초 제이머 칸델라리오가 친 타구를 '점프 캐치'로 잡아내려고 하던 과정에서 오라클파크 가운데 담장과 강하게 충돌했다.
결과적으로 이정후는 타구를 잡아내지 못했고, 그라운드에 쓰러져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이에 놀란 밥 멜빈 감독을 비롯해 트레이너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고, 이정후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그라운드로 이동했다. 그리고 이정후는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은 채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상태가 꽤 좋지 않아 보였고, 경기가 끝난 뒤 사령탑은 이정후의 왼쪽 어깨가 탈구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당초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는데, MRI 검진 결과는 좋지 않았다. 왼쪽 어깨에서 구조적인 손상이 발견된 까닭. 관절와순 파열이었다. 그리고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은 "이정후는 탈구된 어깨를 재활하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수술을 연기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가졌다. 하지만 2018년, 25세 당시 KBO리그 시절 어깨 수술을 받은 경험을 고려해 더 빨리 수술을 받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도 크게 낙담했다. 수술이 확정된 후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 첫 시즌이 이렇게 마무리 될 줄은 몰랐다.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순간"이라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이미 벌이진 일을 되돌릴 수는 없다. 사랑하는 야구를 다시 하기 위해 수술과 재활을 잘 견디겠다. 메이저리그에서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내년부터 다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자 열심히 재활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달 13일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던 이정후는 지난 5일 엘라트라체 박사를 통해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완료했는데, 이제는 본격 재활에 돌입한다. 통상적으로 6개월의 회복 기간이 필요한 관절와순 파열. 이정후가 2025시즌 건강하게 그라운드로 돌아오기 위해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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