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지진에 원안위는 “원전 이상없다”는데…“단층 확인” 우려도
전북 부안에서 12일 발생한 지진의 진앙은 한빛 원자력발전소와 40㎞가량 떨어진 지점이다. 강한 지진이 드물었던 전북 지역에서 규모 4.0 이상 지진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이날 지진으로 원전 안전성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지만, 더 큰 규모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발생한 지진의 진앙은 북위 35.70도, 동경 126.71도다. 전남 영광 한빛 원전과의 직선거리는 42.6㎞다. 원안위는 이날 오전 “한빛 원전의 지진 계측값은 최대 0.018중력가속도(g)로, 내진 설계 기준인 0.2g에 미치지 못했다”며 “지역사무소가 모든 부지의 원전에 대해 긴급 현장 안전 점검을 한 결과,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력가속도는 진동을 측정하는 단위로, 인간이 느끼는 진도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기계로 측정하는 점에서 다르다.
원안위 자료를 보면, 이날 본진에 따른 지진 계측값은 고리·새울 0.0022g, 월성 0.0016g, 한울 0.0013g, 하나로 0.0003g을 기록했다. 지진 계측값이 0.01g면 지진 경보를 알리고, 0.1g면 수동 정지를 하게 된다. 0.18g에 도달하면 자동 정지된다. 원안위 관계자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건설한 원전의 경우 내진 설계 기준을 0.2g에서 0.3g로 상향했고, 이전에 지어진 원전도 0.3g 수준으로 내진 보강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원안위는 격납고 등 주요 시설은 0.5g 수준의 강도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밝혔지만, 적지 않은 우려가 나온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큰 지진이 내륙에서 발생하고 있고, 특히 지진의 진앙이 원전과 멀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다. 고리·새울·월성·한울 모두 큰 지진이 발생한 경주(2016년 규모 5.8), 포항(2017년 규모 5.4) 인근에 있다. 2016년 경주 지진의 경우 진앙에서 0.2g를 넘어서는 계측값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한빛 원전이 단층에 굉장히 가깝게 있다는 것이 이번 지진으로 입증됐다”며 “규모 4.8은 내륙에서 발생한 강한 지진으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에서도 유의미한 규모의 지진이다. 경주 지진 이후 큰 지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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