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사빅, 유럽공장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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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등 주요 시장의 소비 침체와 자급화 움직임으로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국내 업체들이 고전 중인 가운데, 글로벌 석유화학 업체인 엑손모빌과 사빅이 유럽 에틸렌 공장을 폐쇄하기로 해 충격을 주고 있다.
고부가 사업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글로벌 업체들이 빠져나간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해 수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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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롯데 시장 확대 기회
중국 등 주요 시장의 소비 침체와 자급화 움직임으로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국내 업체들이 고전 중인 가운데, 글로벌 석유화학 업체인 엑손모빌과 사빅이 유럽 에틸렌 공장을 폐쇄하기로 해 충격을 주고 있다.
고부가 사업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글로벌 업체들이 빠져나간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해 수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2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석유화학 기업인 엑손모빌은 1967년부터 가동한 프랑스 그라벤숑 공장의 에틸렌 크래커와 연관 설비들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번에 폐쇄하는 공장은 연간 40만톤의 에틸렌과 함께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도 생산해 왔다. 이 조치로 2025년까지 677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예정이다.
엑손모빌은 "2018년 이후 5억3000만달러(약 73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며 "비용 절감과 현장의 경제성 개선 노력에도 경쟁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의 높은 운영 비용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의 높은 에너지 가격은 경쟁력을 상실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중동 최대 석유화학회사인 사빅 역시 마찬가지다. 사빅은 네덜란드 헬렌공장의 6개 설비를 정기 유지보수를 위해 폐쇄할 계획인데, 그 중 에틸렌과 프로필렌의 기초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공정설비인 올레핀3 크래커를 영원히 재가동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소비국의 에틸렌 자급능력이 높아진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현지에서 원료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유럽은 특히 인건비와 생산비가 원래 높아 공장 운영에 수익성이 없어 향후 더 많은 석유화학 공장들이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한 석유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 생산공장 철수가 지속해서 이뤄지면서 나프타분해설비(NCC)의 기초유분 공급이 끊기다 보니 현지 스페셜티 제품들의 생산과 공급까지 멈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가동하는 곳들도 차라리 원거리에서 조달하는 게 낫다 보니 지금 난감해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이를 기회로 삼아 유럽 현지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국내 나프타분해설비(NCC) 사업 재편을 고심 중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은 유럽에서 이 같은 빈틈을 노려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와 태양광 소재 등에서 수익 창출의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지난해 3분기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시에 '유럽 CS센터'를 개관하고 유럽 고객을 대상으로 밀착 대응을 하고 있다. LG화학은 고부가 제품인 태양광 패널용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의 10만톤 증설을 올해 완료해 현재 연산 총 38만톤으로 세계 2위다.
롯데케미칼은 헝가리 제조법인에서 폴리카보네이트(PC)와 고부가합성수지(ABS) 등 컴파운딩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유럽 시장 상황에 맞춰 첨단소재 사업 중심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회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역시 유럽 지역의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을 겨냥해 '고순도 방향족계 석유수지(PMR)'의 현지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전남 여수공장의 PMR 생산시설의 증설을 올해 완료해 글로벌 생산 1위로 올라 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자동차, 포장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고성능 소재를 지속적으로 요구한다"며 "유럽의 NCC 폐쇄 상황을 유럽 시장의 수요 충족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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