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반등한 애플 주가...국내 증시도 출렁인다

한영준 2024. 6. 1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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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새 제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어제는 맞고, 오늘은 틀리다.' 애플의 인공지능(AI)에 대한 실망감이 하루 만에 반전한 모습을 보였다. 애플의 주가도 하루 만에 반등하면서 국내 증시의 애플 관련주도 들썩였다.

■애플 관련주, 하루 만에 반등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전일 대비 9.37% 오른 25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11일) 5.56% 급락했지만 하루 만에 더 큰 폭의 상승을 거둔 것이다.

비에이치도 마찬가지다. 비에이치는 7.23% 상승한 2만2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11일) 하락폭(13.36%)을 모두 회복하지 않았지만 이틀 연속 하락세를 멈추는 데 성공했다. 이날 거래대금은 1778억원으로 최근 1년 중 두번째로 많았다.

LG이노텍과 비에이치는 대표적인 애플 관련주이다. 애플에 아이폰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은 아이폰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84%를 차지한다. 비에이치는 스마트폰 OLED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연성회로기판(FPCB)을 공급한다.

지난 11일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애플 관련주들은 이날 대부분 강세를 보였다. 애플에 배터리 보호회로를 공급하는 아이티엠반도체는 전일 대비 12.22% 급등한 2만4800원에, 손떨림방지장치(OIS) 부품을 공급하는 자화전자도 2.06% 오른 2만47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애플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자체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그러나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며 애플 주가는 1.91% 하락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반전됐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월가에서 애플의 AI 전략이 신형 아이폰 등으로의 교체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호평이 이어지자 분위기가 뒤집혔다. 멜리우스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벤 라이츠는 "새로운 애플 인텔리전스의 AI 기능은 올가을에 아이폰15 프로와 아이폰15 프로맥스, M1 이상의 칩을 탑재한 아이패드와 맥, 그리고 추후 출시되는 제품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며 "AI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코로나 기간 구매한 아이폰은 구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같은 영향으로 애플 주가는 11일(현지시간) 7.3% 급등한 207.15달러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3조1760억달러 엔비디아를 누르고 2위로 올라섰다.

국내 증시도 이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기대했던 애플의 차별화된 AI 서비스는 없지만 시리(Siri) 등 애플 생태계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며 "아이폰 교체 수요 부각으로 아이폰 판매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LG이노텍에 대해 "올 하반기부터 아이폰 업그레이드 사이클이 도래하며 실적이 개선되고 북미 빅테크 업체 신규 고객을 확보하며 이익 구조 다변화 효과가 있다"며 "향후 주가 재평가는 빠른 속도로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검색 패러다임 바뀐다"...네카오 어쩌나
애플이 AI를 전면에 내세운 게 국내 인터넷 플랫폼사에게는 악재가 될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나증권 이준호 연구원은 "모든 스마트폰에 AI가 탑재되고, 검색까지 제공을 시작한다면 오는 2025년 국내 검색 시장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당 보고서가 나온 이날 네이버(NAVER)의 주가는 전일 대비 1.06% 하락했고, 카카오의 주가는 0.23% 약보합세를 보였다.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네이버의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은 78%였으나 현재 57%로 떨어졌다. 구글이 7%에서 36%로 성장했고, 10~20대에서는 소셜미디어 검색이 늘어나며 검색엔진 점유율에 잡히지도 않게 됐다.

이준호 연구원은 "검색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현시점에서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는 경쟁을 격화하는 요인"이라며 "국내 포털들에겐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의 상용화를 통한 사용자 경험 향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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