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지날 만큼 지났다" 이승엽 쓴소리, '기대이하 20억 외인' 등판 하루 밀렸다→14일 키움전 선발 [잠실 현장]

잠실=안호근 기자 2024. 6. 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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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기대는 항상 하고 있습니다. 구위를 되찾아야 합니다. 이제 시간이 지날 만큼 지났습니다."

감독 부임 첫해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줬던 외국인 투수. 20억원에 붙잡았지만 올 시즌 활약은 실망스럽기만 하다. 로테이션을 거른 적 없는 곽빈이 14경기에 나서는 동안 8경기만 나섰다. 사령탑은 확실히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이승엽(48) 두산 베어스 감독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선발 등판 일정 변경을 예고했다.

13일 한화전에 라울 알칸타라(32)가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하루 휴식을 더 주기로 한 것. 아직 지난해 구위를 되찾지 못했다는 판단 속에 완전한 컨디션 속에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13일 한화전은 최원준이 대신 선발 등판하고 알칸타라는 오는 14일 키움 히어로즈 원정경기에 등판한다.

본인의 요청은 아니라고. 이 감독은 "팀 사정상 매치업도 고려했고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세 번 정도 (로테이션이) 남았다"며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팀으로 봤을 때도 그렇고 최원준 선수도 여러가지를 생각해봤을 때 먼저 들어가는 게 전반기 마무리하기에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라울 알칸타라.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하루 휴식을 더 준 만큼 잘 던졌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기대는 항상 하고 있다. 잘 던지길 바라야 한다"면서도 "지난해 구위를 당연히 되찾아야 한다. 이제 시간이 지날 만큼 지났다"고 말했다.

점잖은 말투였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알칸타라를 향해 이 감독이 억제된 어조를 사용하고 있다는 걸 잘 알 수 있다. 앞서 투구에 크게 문제가 없는 팔꿈치 염좌 진단을 받고도 미국 주치의에게 가서 확인받길 바랐고 스스로도 불안함을 나타내며 이러한 과정 속에 많은 시간이 지체됐다. 이 과정에서 교체 가능성까지도 암시했던 이 감독이다. 이례적으로 "기분이 좋지 않다"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지난달 26일 돌아와 KIA 타이거즈전에서 3⅓이닝 5실점하며 아쉬움을 남겼던 알칸타라는 1일 LG 트윈스전 5이닝, 7일 KIA전에서 6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나 LG전에선 3실점, KIA전에선 4실점하며 지난해, 올 시즌 부상 이전 알칸타라의 투구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 감독은 "이제 충분히 구위를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판단을 하는데 아무래도 태미너 쪽에서 조금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실전이 부족했기에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공이 날리는 경우가 많았다. 힘이 많이 빠진 듯했는데 이제 4번째 등판이니까 벤치에서 볼 때는 완벽한 컨디션이라고 판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울 알칸타라.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알칸타라는 2020년 두산에서 20승을 거뒀고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지난해 복귀해 13승으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던 투수다. 이승엽 감독의 첫 시즌 큰 힘을 불어넣어줬던 에이스다. 그러나 올 시즌은 부상으로 신음했다.

두산은 알칸타라 부상 후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탔고 37승 29패 2무로 선두 KIA를 1.5경기 차로 쫓고 있는 3위다. 다만 1선발 역할을 해줘야 할 외국인 투수의 부진이 더 장기화된다면 여름 이후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 알칸타라가 확실하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두산은 이날 헨리 라모스(우익수)-허경민(3루수)-양의지(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양석환(1루수)-김기연(포수)-전민재(2루수)-김재호(유격수)-조수행(중견수)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브랜든 와델이다.

부상으로 오랜 기간 자리를 비웠던 박준영이 콜업됐다. 전날 엔트리 등록을 계획했지만 정수빈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전다민을 불러 올려 이날로 미뤄졌다. 이날은 김재호가 주전 유격수로 나선다. 이 감독은 "뒤에서라도 준비를 하고 슬슬 나가봐야 한다. 등록되고 바로 (선발로) 나가기보다는 조금 시간을 주려고 한다"며 "지난번 류현진 선수에게 많이 당했는데 잘 맞히는 베테랑 타자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김)재호가 하위 타선에서 그 역할을 해주면 좋겠고 수비도 중요하기에 선발로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정수빈도 아직 컨디션이 온전치 않다. 이 감독은 "정수빈 선수는 아직 조금 통증이 있다. 하루 이틀 정도는 더 봐야 할 것 같다. 오늘은 대타 정도는 가능할 수 있는데 뛰는 게 약간 불편한 상태"라고 전했다.

박준영.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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