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조성환 감독 "박승호, 성장통 극복하길…득점력 높일 것"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조성환 감독이 박승호의 부활과 공격진의 득점력 강화를 반등의 핵심 조건으로 꼽았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1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박승호가 성장통을 겪는 것 같다. 훈련과 경기 경험을 통해 이겨낸다면 (자기를 둘러싼 껍질) 한 꺼풀을 벗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린 구단 동계 훈련 기간 조성환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해 5월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이끌던 김은중 수원FC 감독의 부름을 받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나섰던 박승호는 조별리그 경기 도중 오른쪽 발목이 부러졌으나 독한 재활 끝에 100일 만에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복귀 후 K리그 데뷔골과 라운드 최우수선수(MVP)까지 휩쓸며 기분 좋게 시즌을 마무리한 박승호는 겨우내 굵은 땀방울을 흘렸고 조성환호의 핵심 공격 자원으로 분류됐다.
박승호는 올 시즌 K리그1 1∼4라운드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고 2024시즌 첫 영플레이어상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며 개막 직후부터 대박을 터뜨리는 듯했지만, 5라운드 광주FC전 이후 공격포인트를 쌓지 못했다.
조성환 감독은 "박승호는 축구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남다르다. 열심히 안 한다면 겉멋이 들었다고 야단이라도 치겠지만, 그런 선수가 아니다"라고 믿음을 보냈다.
다만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고 싶은 마음과 코치진의 신뢰에 보답해야 한다는 압박감 사이에서 짓눌려있다고 봤다.
조 감독은 "뭘 모를 때는 그저 열심히 뛰면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면, 이제는 조금씩 알게 되고 잘하려다 보니 역효과가 난 것 같다. 성장 과정이라고 본다. 스스로 생각이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박승호가 동료를 이용한 플레이와 세밀한 패스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조 감독은 진단했다.
가득 품은 열정을 100% 쏟아붓기 때문에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력이 조금 떨어지고, 강약 조절과 경기 운영 면에서도 아직 성장할 부분이 많다고 봤다.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경남 창원에서 진행한 구단 전지훈련 기간, 조 감독은 조언이 오히려 부담과 압박을 얹어줄 수 있다는 걱정에 박승호에게 별다른 이야기를 건네지는 않았다고 한다.
대신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조 감독은 "2년 차 징크스라는 말은 선수 본인이 만드는 거다. 감독이 선수를 믿고 경기에 내보내고 있으니 젊은 선수답게 열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면 된다"며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선수다. 훈련과 경기 경험을 통해 (성장통을) 극복하고 한 꺼풀을 벗겨내길 바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인천은 세 시즌 연속 파이널A(6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세웠지만 좀처럼 순위표 상단에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K리그1 12개 구단 중 무승부가 7차례로 가장 많아 승점 쌓는 속도가 더디고, 연승은 4∼5라운드 한 차례에 불과하다.
고비마다 승리를 놓치며 좀처럼 반등 계기를 잡지 못했다.
어깨 수술을 받고 8∼9월쯤 돌아올 이명주 외엔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도 없고, 득점 1위 무고사(9골)를 비롯해 도움 4위 제르소(4도움), 수비수 요니치와 델브리지 등도 제 몫을 다하고 있기에 아쉬움이 더욱 크다.
조성환 감독은 기복 있는 경기력, 부족한 위기관리 능력, '물병 투척' 등 불미스러운 사고로 인한 분위기 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겨야 할 경기를 비기고, 비겨야 할 경기를 졌다. 그 중심엔 감독의 역할이 미비했던 것도 있다"고 자책한 조 감독은 이번 휴식기에 득점력을 높이는 데 신경 썼다.
인천은 16경기에서 20골을 넣고 21골을 내줬다. 팀 득점, 실점 모두 리그 7위다.
조 감독은 "수비가 잘 돼야 공격도 잘 된다. 실점이 많지는 않지만, 골도 더 넣어야 한다. 팀 전술을 되짚으며 득점 패턴과 수비 조직력에 신경을 썼다"며 "분위기도 많이 올라왔다"고 6일간의 전지훈련을 돌아봤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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