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표식비에 먹물 쫙쫙… 북한서 등장한 ‘반체제 조직’ 정체는

박선민 기자 2024. 6. 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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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김일성 표식비로 보이는 비석에 먹물을 여러 차례 뿌리는 모습. /'새조선' 유튜브

북한 정권에 저항하겠다고 주장하는 반체제 활동 조직이 등장했다. 이들은 해외에 기반을 두고, ‘김일성 표식비’를 먹물로 훼손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11일(현지 시각)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반체제 활동 조직을 자처하는 단체 ‘새조선’은 최근 유튜브에 ‘평양에서 보내온 영상’이라는 제목의 1분 남짓 길이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허황된 수령 신격화를 나라 곳곳에 심어놓아 묘 비석보다 많아진 김가 흔적들을 이제부터 우리가 파괴한다’는 문장이 적힌 화면으로 시작한다. 이어서 등장하는 영상을 보면, 모자이크 처리된 상태의 한 남성이 김일성 표식비로 추정되는 비석에 먹물을 쫙쫙 뿌린다. 비석은 검게 물들고, 이어진 화면에서 ‘새조선의 대청소는 시작됐다’란 문구가 등장한다. 끝으로 개혁개방의 새조선이라는 로고와 함께 영상은 끝난다.

이 단체는 지난 5월엔 ‘새조선 성명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김가세습의 종식” “응천순인의 부름으로 진정한 정부를 결성한 우리는 김가 세습의 명을 끊기 위해 기꺼이 한목숨을 바치기로 결의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김가세습의 고리를 끊고 인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정상적인 나라로 조선이 홀로 서는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일성 표식비로 추정되는 비석에 먹물을 뿌리고 있는 남성. /유튜브

단체는 활동 목적이 단순히 대한민국에 귀속되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단체는 “우리가 독재와의 목숨 건 전쟁을 선언한 건 조선인민의 자유와 번영을 위해서지, 대한민국 귀속 목적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통일은 균형적 만남과 평등의 약속”이라고 했다.

단체는 2014년 북한에서 식량난에 식인을 목적으로 살해를 저지르는 일도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2014년에 작성된 문건이라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식량난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현재 북한 땅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지 예측조차 하기 힘들다”며 “김정은 정권이 본인들의 안위를 위해 핵과 미사일에 퍼부은 돈을 인민들을 위해 썼다면 가족의 인육을 먹는 참혹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단체가 실제로 북한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라면 김정은 정권은 물론 체제 자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대표는 RFA에 “북한에 있는 이 단체가 집단행동을 시작하면 체제 불안정과 김정은 정권의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시 “이것이 사실이라면 김정은 위원장은 단체의 규모에 대해 우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국정원 측은 지난달 TV조선에 “이 조직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주체와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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