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중국 0'… 손흥민 "그런 야유 받아들일 수 없었다"

손흥민이 중국의 경기 전반전 도중 중국 축구팬의 야유에 1차전 스코어인 3-0을 완승을 상기시키는 제스처를 취했다. /사진=뉴스1

"대한민국 선수로서 한국 축구 대표팀과 팬들을 무시하는 걸 참을 수 없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중국 팬들을 향해 '3-0 손동작'을 선보인 이유를 밝혔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중국을 상대로 1- 0으로 승리했다. 후반 16분에 터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골이 이날의 유일한 골이자 결승골이 됐다.

지난 11일 열린 한국과 중국의 2026 북중미월드컵 예선에서 중국응원단이 한국 선수들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사진은 이날 손흥민이 경기 도중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 /사진=뉴스1

이날 경기장에는 3000여명의 중국 응원단이 대거 자리했고 경기 도중 한국 선수들을 향해 야유와 손가락 욕설을 퍼부었다. 특히 전반 40분 손흥민이 위협적인 공격을 펼친 후 중국 응원석 쪽으로 다가가자 중국 팬들의 야유는 극에 달했다.

이에 손흥민은 웃으며 두 손으로 일명 '3- 0 손동작'으로 중국 관중석으로 날렸다. 지난해 11월 중국과의 원정 경기에서 한국이 3-0으로 완승한 것을 상기시키는 손동작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이 손동작에 대해 "우리 홈 경기장에서 그런 야유를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그런 행동은 우리 선수뿐 아니라 우리 팬들까지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선수로서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며 "나는 특별히 야유받을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경기 중에 그런 일이 종종 발생하지만, 흥분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이번 경기를 끝으로 사실상 한 시즌을 마쳤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다"며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5승 1무로 통과했다. 아시아 3차 예선은 18팀이 3개 조로 나뉘어 치른다. 조 추첨은 오는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진행된다.

김서연 기자 kse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