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 가족도 예외 없어’ 美 대선 사법 리스크…미국 정치인 따라 투자해볼까 ?

김인오 기자(mery@mk.co.kr) 2024. 6. 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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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인들의 투자법 눈길
대선 전 민주당 ETF 올해 18%
엔비디아 등 빅테크 위주 구성
‘美 전 대통령 최초 유죄 평결’
공화당 대권 주자 트럼프 이어
‘현 대통령 아들 첫 유죄 평결’
민주당 바이든도 사법리스크
조 바이든(민주당)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11일 델라웨어 주방위군 비행장에서 이날 유죄 평결을 받은 둘째 아들 헌터 바이든(왼쪽)을 껴안고 있다/AFP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선 주자로 나선 전·현직 대통령이 ‘역대 최초’ 사법 리스크에 휘말린 가운데 정치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투자자들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 정치인들의 투자를 추종하는 ETF 가 뉴욕증시 주요 주가 지수를 따르는 ETF 시세 상승률을 웃돌았다.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데 이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둘째 아들이 현직 대통령 아들로는 처음으로 유죄 평결을 받자 어느 쪽 후보가 승기를 잡을 지 저울질 하는 분위기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언유즈얼 서버시브 민주당 ETF’ (티커 NANC) 가 이날 기준 연중 약 18%, 한 달 간 5%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뉴욕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투자하는 ‘SPDR S&P500 트러스트’ ETF (SPY) 가 연중 14%, 한 달 간 3% 오른 것에 비해 높은 수치다.

반면 ‘언유즈얼 서버시브 공화당 ETF’ (KRUZ) 는 연중 8 % 오르고 한달 간 1% 가량 떨어져 부진한 성적을 냈다.

NANC 와 KRUZ 는 각각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 연방의회 의원들의 주요 투자 종목을 따라가는 상품이다.

NANC 는 민주당 고참 의원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전 하원의장)을, KRUZ는 공화당 중진인 테드 크루즈 상원 의원 이름을 빌렸다.

미국은 주식거래금지법에 따라 연방의회 의원 본인 또는 배우자가 주식을 1000달러 어치 이상 거래한 경우 이를 45일 이내 의회 사무처에 알려야 하고, 의회 사무처는 해당 거래내역을 의회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두 ETF 는 이를 근거로 만들어진 상품이라는 점에서 민주·공화당 의원들이 투자한 종목을 간접 투자하는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11일(현지시간) 기준
두 ETF 의 성과를 가른 것은 미국 거대 양당 소속 정치인들의 투자 성향이다. 우선 NANC는 주로 성장주에 투자하는 반면 KRUZ 는 가치주에 주로 투자한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11일 기준 상위 10대 구성 종목을 보면 NANC 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핌코 단기채, 애플, 알파벳, 아마존, 세일즈포스, 현금, 크라우드 스트라이크, 넷플릭스 등의 순이다. 단기채와 현금은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이 강하다.

반면 KRUZ 는 순서대로 JP모건에 이어 엔비디아, 컴포트 시스템스 USA, 아리스타 네트웍스, 인텔,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 네셔널 퓨얼 가스, 엘레반스 헬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다우 등이다.

상당 부분이 가치주이고, 특히 의료 관련 종목은 복지 확대를 내건 민주당보다는 긴축을 강조하는 공화당이 집권하는 경우 수익성 기대감이 커지는 대표적인 주식이다.

수익률 뿐 아니라 운용자산(AUM) 규모도 민주당 ETF 격인 NANC 가 1억170만 달러로 KRUZ(1865만 달러)보다 압도적으로 크다.

두 ETF 는 모두 지난 2023년 2월 출시됐다. 출시 후부터 현재까지 NANC 는 44% 올라 같은 기간 SPY 상승률(32%) 을 앞지른 반면 KRUZ 는 18% 올라 다소 뒤쳐진 모양새다.

뉴욕증시에서는 두 ETF 외에 민주당 정치인 투자를 추종하는 ‘데모크래틱 라지 캡 코어 ETF’ (DEMZ) 와 공화당 투자를 따르는 ‘포인트 브릿지 아메리카 퍼스트 ETF’ (MAGA) 가 있다.

이밖에 정치색이 비교적 적은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갓 블레스 아메리카 ETF’ (YALL)도 매수세를 끌어모은 바 있다.

YALL 은 올해 연중 약 15%, 한달 간 3% 올라 SPY 와 비슷한 성과를 냈다. 해당 ETF 의 주요 투자종목은 엔비디아와 테슬라, 코스트코, 암젠, 브로드컴 등 순이다.

연준 FOMC 6월 정례 회의 첫 날인 11일 집계를 보면, 연방기금금리(미국판 기준금리) 선물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9월에 올해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46.8%로 절반 이하의 확률로 봤으며 상대적으로 동결 전망(47.2%)이 우세하다. /자료=CME페드워치
올해 뉴욕증시 양대 화두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11월 미국 대선이다.

특히 워싱턴DC 정가에서는 최근 양대 정당 대권 주자들이 모두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것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 차남인 헌터 바이든은 11일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 법원으로부터 불법 총기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현직 대통령 아들이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은 사상 처음이며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앞서 공화당측 대권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른바 ‘성 추문 입막음’ 의혹을 둘러싼 형사 재판에서 지난 달 말 유죄 평결을 받았다. 최종 선고일은 오는 7월 11일로 예정됐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두 대선 후보 지지율은 박빙이다.

미국 CBS 방송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와 손잡고 이달 5~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한 유권자 2-63명 중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각각 49%, 50%(오차범위 ±3.8%포인트) 라고 밝혔다.

핵심 경합주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아슬 아슬하게 우위를 보이는 모양새다.

미국 7개 경합주(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50%로 트럼프 전 대통령(49%)보다 소폭 높다.

다만 CBS는 “유권자들이 인플레이션과 실물 경제, 국경 문제 등 트럼프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이슈에 관심을 더 크게 두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사법 리스크는 현재로서는 선거 판도를 바꿀 변수는 되지 못했다”고 풀이했다.

트럼프 미디어 최근 한달 간 주가 흐름
현재 시점에서는 미국 대선 후보 개인기에 의존하는 중소형주를 집중 매매하면 손실폭만 키울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운 사회연결망(SNS) 기업 트루스소셜을 거느린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DJT) 주가는 연중125% 뛰었지만 최근 한 달 새 24% 가까이 급락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3~15일 이탈리아 풀리아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 등도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1일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정상회의 최대 안건으로는 G7과 유럽연합(EU)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방안에 대한 합의 여부를 비롯해 중국산 저가 상품 견제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3일 공화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과 회동해 대선 공약과 재선 시 향방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같은 날 오후에는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주최 CEO 행사에 참석해 주요 기업 경영진을 만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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