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바뀌어도 키플레이어 손흥민·이강인…공격진 최적 조합 찾기, 새 사령탑 몫

박효재 기자 2024. 6. 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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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6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손흥민과 이강인이 프리킥 찬스를 앞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떠오르는 에이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에서도 만점 활약을 펼치며 팀을 월드컵 지역 3차 예선으로 이끌었다. 뛰어난 기술과 결정력, 그동안 대표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형의 선수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같이 뛸 때 더 빛나는 조합으로 누가 사령탑으로 오든 팀의 리더로서 대체 불가능한 자원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손흥민은 싱가포르, 중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연전에서 측면의 플레이메이커, 골잡이로서 역할을 모두 잘 수행했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손흥민은 드리블을 7번 시도해 6번이나 성공시켰다. 발도 빠른 데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손흥민이 움직일 때마다 중국 수비수들은 휘청거렸다. 손흥민이 상대 수비를 측면으로 끌어당기고 휘저어주면서 중앙에서 동료 선수들이 침투할 공간이 생겼다. 후반 터진 이강인의 결승골도 손흥민의 측면 침투 움직임이 먼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손흥민은 상대 진영에서 도전적인 패스를 뿌리면서도 패스 성공률은 76%로 높았다. 득점 기회로 연결되는 패스를 뜻하는 키패스도 한 차례 기록하며 측면의 플레이메이커로서 역할을 100% 수행했다. 소파스코어, 풋몹 등 축구 통계매체는 이강인보다 높은 8점 초반대 평점을 주며 팀 내 최고 활약 선수로 꼽았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마지막 6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전반전 한국 손흥민이 중국의 수비를 돌파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앞선 싱가포르전에서는 측면에서 안쪽으로 접고 들어오며 날리는 감아 차기 슛으로 멀티 골을 기록하며 골잡이 본능도 뽐냈다. 손흥민은 세계 최고 수준의 양발 피니셔로 꼽히는데, 상대하는 처지에서는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다.

이강인은 스피드는 손흥민보다 떨어지지만, 과거 한국 축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형의 선수로 대표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속임 동작에 따른 탈압박, 뛰어난 시야를 바탕으로 한 킬패스가 장점인데, 특히 작정하고 라인을 뒤로 물러서는 팀을 상대로 할 때 이 능력은 더욱 빛이 난다.

전날 경기에서 져도 3차 예선에 진출할 수 있었던 중국은 극단적인 두 줄 수비를 펼쳤다. 최전방에 공격수 한 명만 하프라인 부근에 남겨두고 모두 수비에 가담했는데, 이강인의 킬패스 한 방에 무너졌다. 선제골 장면의 기점이 된 손흥민의 박스 침투를 잘 포착했고, 절묘한 스루패스로 중국 수비 3~4명을 그대로 제쳤다. 손흥민의 컷백 패스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흐른 공을 직접 마무리까지 하며 이날 결승 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강인과 손흥민 모두 멀티 플레이어로서 역량도 뛰어나다. 손흥민은 윙어는 물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서도 위협적인 존재다. 앞서 글로벌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손흥민을 전통적인 9번(타깃맨 유형) 공격수와 다른 ‘현대적인 9번’이라고 치켜세웠다. 중원 깊숙이 내려와 연계 플레이를 하는 대신 수비 뒷공간을 활용하는 데 탁월하다면서 지능적인 돌파와 치명적인 마무리 능력을 바탕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6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이강인이 선취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이강인 또한 윙어, 상대 측면과 중앙 사이 공간을 파고드는 미드필더인 메짤라 역할까지 곧잘 소화한다. 윙어로서는 손흥민과 좌우 위치를 바꿔 상대를 흔들 수 있고, 메짤라 자리에 설 때는 높은 결정력으로 직접 득점을 노린다.

물론 과제도 있다. 손흥민은 중앙에 설 수도 있지만, 소속팀에서나 대표팀에서나 측면에 설 때 위력이 더 배가 된다. 새 감독이 들어선다면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볼을 잘 간수하고 연계 플레이가 좋은 주민규(울산), 탁월한 위치 선정으로 소속팀에서 스트라이커로서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황희찬(울버햄프턴), 대표팀 내에서 제공권이 가장 좋은 최전방 자원 조규성(미트윌란) 등 대안은 많다.

여기에 이강인이 메짤라 자리에서 득점력이 더 높아지고, 대표팀의 2선 자원이 풍부한 만큼 오른쪽 윙어 자리에 다른 선수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중국전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시작했던 황희찬은 후반 들어 오른쪽 윙어로 자리를 옮겼다. 손흥민, 이강인과 함께 가장 좋은 시너지 효과를 보여줄 공격진 조합을 찾는 것은 새 사령탑의 몫으로 남았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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