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탁, 길고 긴 ‘법정분쟁’ 해소 “음악이 딱이야”[종합]

이선명 기자 2024. 6. 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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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영탁. 경향신문 자료사진



가수 영탁이 막걸리 제조사 예천양조와의 상표권 분쟁에서 완전히 승소했다. 분쟁을 종지부 찍은 영탁은 음악 활동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영탁과 예천양조와의 분쟁은 2020년 중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탁은 2020년 1월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에서 ‘막걸리한잔’을 불렀다. 예천양조는 영탁의 무대가 방송된지 5일 뒤 ‘영탁’이라는 막걸리 상표명을 특허청에 출원했으나 거절당했다.

예천양조는 영탁과의 합의 없이 자사의 유튜브 광고에 영탁이 이미지를 사용하는 등 초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졌고 양측의 갈등이 개시됐으나 양 측이 2020년 4월 전속 모델 계약을 체결하면서 봉합됐다. ‘영탁막걸리’는 그해 5월 출시됐다.

당시 예천양조 관계자는 본지에 “지난해(2021년)에 새롭게 공장을 확장했고 최신시설을 완비해 제출 출시를 준비 중이었는데, 우연히 영탁이 부른 ‘막걸리 한잔’을 보게 됐다”며 “영탁의 본명이 영탁이더라. 막걸리와 매치가 잘 된다 싶어 이름 그대로를 썼고 모델로 발탁했다”고 했다.

이후 영탁과 예천양조는 영탁 생일인 5월 13일에 맞춰 영탁막걸리를 출시했다. 예천양조의 매출액인 2019년 기준 1억 1543만원이었지만 영탁과 모델 계약을 체결한 이후 이듬해 매출액이 50억1492만원으로 약 50배 증가했다.

이는 ‘미스터트롯’ 톱7에 들며 인기를 끈 영탁의 팬들의 집중 화력과 대중적 인지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영탁과 예천양조의 ‘하모니’는 오래가지 못했다. 양측의 1년간의 모델 계약이 끝나면서다. 예천양조는 2021년 5월 “‘예천 영탁 찐’ 막걸리를 출시한다”고 언론에 알렸으나, 영탁 측이 반발했다.

이외에도 예천양조 관계자가 ‘영탁’ ‘영탁주점’ ‘영탁’(빵) 상표를 출원했으나 거절당했다. 특허청은 “제조업체가 영탁의 승낙을 받지 못하면 상표를 등록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이후에도 이 관계자는 ‘영탁’ 등의 상표 출원을 시도했으나 역시 거절당했다.

예천양조는 영탁막걸리 제품명은 백구영 회장의 ‘영’과 탁주의 ‘탁’을 합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천양조는 2021년 7월 입장을 내고 모델계약 재계약 협상 불발 원인은 영탁 측이 무리한 모델료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예천양조는 “영탁 측이 모델료 별도, 상표 관련 현금과 회사 지분 등 1년 간 50억원, 3년간 15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했다”며 “예천양조는 최종적으로 7억원을 제시했으나 재계약 협상이 결렬됐다”고 했다.

영탁 측은 이를 반박했다. 영탁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세종은 “예천양조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영탁 측이 예천양조에 150억원을 요구한 사실도 없다”며 “예천양조는 영탁 측에 상표에 대한 협상을 지속적으로 요청했고 쌍방 협상을 통해 일정 금액의 계약금과 판매수량에 따른 로얄티를 받는 형식으로 협의가 진행 중이었다”고 했다.

영탁 측은 예천양조를 고소하며 양 측의 분쟁은 법정으로 번졌다. 당시 영탁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던 뉴에라프로젝트는 “예천양조는 영탁의 공갈 및 협박 행위를 했고 상표에 관한 권리 획득을 위해 공갈 협박했던 내용에 허위 내용을 더해 실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고소를 시사했다.

반면 예천양조는 허위사실을 공표한 적이 없고 불매운동과 악덕기업으로 몰리고 있다며 “성명권과 인격권, 상표 및 영업표지의 부당사용이란 주장은 설득력이 없고 이 또한 소송이 제기되면 법적대응을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영탁 측은 예천양조를 상대로 명예훼손 및 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를 한 데 이어 영탁 상표사용금지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예천양조는 “영탁이 모델료 150억원을 요구했다”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예천양조 관계자 등이 상표권 협상이나 그동안 만남에 있었던 사실을 허위 사실과 교묘히 섞어 언론과 대중에게 갑질이 있었던 것처럼 공표해 영탁 모친의 명예를 훼손하고 협박했다”며 “피해자들은 이 사건으로 대중들의 비난을 받는 등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했다.

예천양조는 영탁에 대해 무고·업무방해·명예훼손 등 혐의로 맞고소했으나 이는 모두 각하 또는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가수 영탁과 영탁 막걸리. 예천양조 제공



상표사용금지청구 소송도 대법원에서 영탁 측의 승소를 판결함에 따라 법적분쟁은 영탁 측의 주장이 모두 받아들여지면서 결말을 맺었다. 1심과 2심 모두 영탁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표지가 ‘영탁’으로 표시된 막걸리 제품을 생산·양도·대여·수입해서는 안 되고 막걸리 제품의 포장 및 광고물에 표시해서도 안 된다”며 “보관 중인 제품에서도 표지를 제거하라”고 판단했다.

법적 분쟁을 모두 종결한 영탁은 음악 활동에 매진할 예정이다.

영탁 소속사 어비스컴퍼니는 12일 입장을 내고 “예천양조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아티스트 명예를 실추시켰고 오랜 기간 법적 다툼을 이어오다 이번 상품표기 사용금지에 대한 최종 승소로 아티스트의 권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며 “영탁은 예천양조와의 연이은 분쟁에서 최종 승소하며 광고 계약 종료 이후 불거진 모든 부분에 대해 최선을 다해 소명한 끝에 모든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탁은 무대에서 노래하고 다양하게 활동하는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영탁의 가장 최근 음악적 활동은 지난해 8월 발매한 정규 2집 ‘폼’(FORM)이다. 해당 곡은 현재까지 틱톡 인기 사운드 차트 22위에 올라 있는 등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영탁은 지난달 31일 몽골 관광홍보대사로 선정되며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서 몽골을 알리는 활동을 한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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