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이중화해요?”…안정성 집중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지난 11일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실에 들어서자 서버들 양 옆으로 설치된 두 개의 분전반이 눈에 들어왔다. 한 쪽의 전력 공급이 중단돼도 다른 쪽에서 전력 공급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발전기실에는 약 3m 길이의 노란색 비상발전기 12대가 대기하고 있었으며 옥상에는 예비 냉각수를 보관하기 위한 거대한 물탱크들이 줄지어 있었다. 0.02초만 전력 공급이 중단돼도 서버 운영이 멈추는 만큼 전력, 통신, 냉각 등 모든 시스템을 ‘이중화’한 것이다. 고우찬 카카오 인프라기술 성과리더는 “데이터센터를 지으면서 ‘이것도 이중화를 해요?’라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을 정도”라고 했다.
이날 처음으로 공개된 데이터센터 안산은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다. 지난해 9월 준공돼 올해 1월부터 가동을 시작했으며 연면적 4만7378㎡ 규모로 12만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다. 아파트 17층 높이의 외벽을 태양광 패널로 덮은 데이터센터 안산은 매초 약 4만5000건의 메시지가 발송되는 카카오톡 등 서비스 운영의 기반이 된다.
카카오가 데이터센터 완공 직전까지도 설계를 변경하며 안정성에 집중한 이유는 지난 2022년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 때문이다. 당시 화재로 인해 서버 전력이 차단되면서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가 127시간 가량 먹통이 됐고, 경영진은 대국민 사과를 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후 카카오는 건립 중이던 데이터센터 안산의 기존 설계와 시스템을 대폭 수정했다. 내부 배터리 화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화재대응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특허 출원을 했으며, 규모 6.5 이상의 강진을 견딜 수 있도록 국내 원자력발전소 수준의 내진 설계를 적용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는 “데이터센터는 전 국민의 일상에 녹아 있는 카카오의 수많은 서비스들을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 자산”이라며 “모두의 일상과 순간이 멈추지 않는 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안산에 이어 두 번째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부지를 선정하고 있다. 갈수록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고집적 서버 수용이 가능한 AI용 데이터센터를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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