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가덕신공항 안전성 모의시험으로 검증
설계·시공·운영·유지·보수까지
‘디지털 트윈’ 기술로 관리
디지털 트윈이란 현실 세계의 기계나 장비, 건물,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 똑같이 구현해 건축 등 실제 행위를 하기 전 모의시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해 활용하는 기술이다.
한국공항공사(KAC)는 국토교통부와 협약을 통해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 BIM 업무 위탁기관으로 선정됐다고 12일 밝혔다.
공사는 가덕도신공항 개항까지 BIM 기술 도입, 디지털 트윈 시스템 구축, BIM 정보 운영관리, 기술 지원, 역량 교육 등을 총괄 수행한다.
공사는 공항 설계뿐만 아니라 시공, 준공 후 운영·유지·보수까지 디지털 트윈 기술로 관리하는 BIM 기반 정보통합 플랫폼 ‘KAC-BIM’을 보유하고 있다.
컴퓨터 속에 구축한 사람·사물 등 3차원의 정보 모델과 공항 운영 정보를 연결해 선보인 세계 최초 모델이다.
공사는 지난 2020년 10월 세계 최초로 공항분야 BIM 정보관리 국제표준 규격 인증(ISO 19650)을 획득해 BIM 기술 적용 표준화를 이끌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BIM 모델을 기반으로 취득한 디지털 트윈 데이터가 관련 법규, 사용자 요구조건 등의 품질 기준에 만족하는지를 자동으로 판정해 공동정보관리환경(CDE)에 등록하는 ‘디지털 트윈 기반 시설물 통합 관리 방법 및 장치’ 기술이 특허로 등록됐다.
특히 KAC-BIM은 철도, 도로, 도시개발 등 다른 분야에서 확대 적용이 가능해 업계의 관심이 높다.
실제 공사는 지난해 10월 국가철도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2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협약을 맺었다. 가덕신공항·대구경북신공항·새만금신공항 등 신공항과 철도 연계, 종전 용지 개발 등에 KAC-BIM 기술을 적용해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KAC-BIM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고도화하는 기술이다.
BIM은 설계·시공·유지관리·운영 등 모든 과정을 3차원으로 시각·자동화해 품질·생산성을 높이는 기술로 건설 분야에서는 상용화되어 있다.
공사는 BIM 기술을 세계 최초로 공항 분야에 접목했다.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 실세계와 똑같이 구현한 3차원 정보모델에 공항 운영 정보를 연결했다.
지난 3월 구축한 김포공항 시설정보 통합관리시스템도 공공 데이터 등을 활용한 오픈 BIM 기반으로 구축했다. 한국공항공사 자산관리시스템, 기상청 기상정보시스템 등 공항 운영에 필요한 공공 정보를 3D와 연결했다.
예를 들어 컴퓨터 속에 실물 세계와 똑같이 3차원으로 구성된 김포공항 국제선 터미널을 클릭하면 터미널을 구성하는 천장, 기둥, 바닥, 지형 등을 투시하듯 볼 수 있고, 천장을 클릭하면 그 속에 매립된 배관이 설계도처럼 쫙 펴진다. 특정 지점의 배관을 누르면 지름 등 구체적인 속성 데이터까지 볼 수 있다. 공항 터미널을 구성하는 속성 하나하나가 마치 레고 블럭처럼 분리된 셈이다.
만약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난다면 일일이 뜯어 배관 지름 등을 알아낼 필요 없이 컴퓨터에서 클릭 한번으로 수리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공사가 보유한 KAC-BIM의 핵심 기술은 컴퓨터 속 3D에서 마우스 클릭 등으로 원하는 정보를 요청을 할때 그에 맞는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작업자에게 해당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이다. 기상정보시스템, 자산관리시스템 등 정보 시스템은 생성 주체가 다양하고 표준화가 안 돼 있어 호환이 쉽지 않다.
KAC-BIM은 호환이 쉽지 않은 생성 주체의 정보 시스템들을 연결해 컴퓨터 속 3D와 자연스럽게 연동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통역사 역할을 한다. 공사는 통역사 역할을 하는 이 기술을 ‘공동정보관리환경(CDE·Common Data Environment)’으로 부르는데, 독보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CDE가 구축되면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는 실세계의 데이터를 누군가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김포공항 국내선 터미널의 한 배관을 교체했다면, 담당 직원이 공사 자산관리시스템에 교체 정보를 입력한다. 컴퓨터 속 3D를 클릭해 해당 배관을 들여다보면 업데이트된 자산관리시스템의 데이터가 자동으로 연결돼 최신 정보를 바로 볼 수 있는 식이다.
문순배 한국공항공사 디지털트윈사업부 팀장은 “김포공항을 시작으로 전국공항에 디지털 트윈 기반의 ‘공항 시설물 정보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했다”면서 “이를 통해 항공기 이착륙, 공항 이용객 안전·보안, 항공기 소음관리, 공항시설 유지·보수관리 첨단화, 자산관리시스템 연동을 통한 자원관리 효율화 등 업무 혁신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해외 신공항 건설사업에서 BIM 기술 적용을 기본으로 요구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2030년까지 공공성격의 공사에 BIM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공항 건설, 운영, 유지보수 등 공항 전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BIM 원천기술을 다른 분야로 확대해 BIM 선두 주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공사는 2026년 개항을 목표로 건설 중인 울릉공항도 건설단계부터 KAC-BIM 기술을 적용해 다수 설계 오류를 사전에 찾아내 제거하고, 터미널 디자인, 항공기 관제 시야각 검토 등에 활용해 완성도와 안정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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