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원료의약품 '탈 중국'… 단가 상승 '양날의 검' 우려

김동욱 기자 2024. 6. 1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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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원료의약품 탈 중국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저가 공세를 통해 글로벌 원료의약품 시장을 장악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서다.

비(非)중국 국가에서 원료의약품을 조달하면 그만큼 생산 단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의약품 탈 중국 움직임과 관련해 국내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중국산 원료의약품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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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긍정적
생산 비용 확대 가능성은 문제
미국 중심의 원료의약품 탈중국 움직임 영향이 주목된다. /사진=로이터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원료의약품 탈 중국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저가 공세를 통해 글로벌 원료의약품 시장을 장악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서다. 공급망 다변화를 바탕으로 원료의약품 수급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지만 단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도 만만찮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미국·일본·인도·유럽연합(EU) 등은 최근 민관합동 '바이오제약연합' 출범 회의를 열고 공급망 위기 해법에 대해 논의했다. 의약품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 물질과 중간 단계인 원료의약품의 생산이 중국 등 소수 국가에 집중된 점을 지적하며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을 강조한 게 핵심이다.

회의에 참가한 5개국은 향후 민간 합동 '바이오제약연합회의'를 정례화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급망 강화 방안을 꾸준히 살펴보기로 했다. 각국의 바이오 정책과 규제, 연구·개발(R&D) 지원 정책 등을 조율해 공급망 리스크를 예방하기도 한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향후 회의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미국이 이번 회의를 주도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미국은 최근 생물보안법을 추진하는 등 의약품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미국 생물보안법은 오는 2032년부터 중국 제약 바이오 기업(우시바이오로직스, 우시앱텍, BGI 등)들의 미국 내 사업을 제한하는 게 골자다.

'바이오제약연합회의'를 중심으로 공급망 다변화에 성공할 경우 국내 업체들은 원료의약품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3월 발간한 '한·중 첨단산업의 공급망 구조 변화와 대응 전략'에 게재된 한국의 국가별 원료의약품 수입 비중(2022년)을 살펴보면 중국이 34.3%로 가장 높다. 이어 ▲미국 15.9% ▲일본 12.6% ▲인도 7.9% ▲독일 6.1% 등의 순서로 집계됐다.

중국산 수입 비중이 높은 만큼 공급망 리스크에 취약하다. 중국이 원료의약품을 무기화해 수출 제한 조처를 내리면 국내에서는 수급 대란이 불가피하다. 산업연구원은 "미·중 갈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우리에게 큰 도전이지만 한편으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중요한 기회"라고 분석했다.

공급망 다변화 과정에서 생산 비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문제다. 중국산 원료의약품 가격은 통상 다른 국가에서 생산한 제품의 3분의 1 수준으로 알려졌다. 값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룬 덕분이다. 비(非)중국 국가에서 원료의약품을 조달하면 그만큼 생산 단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자체 생산을 하자니 중국에 견줄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수익성도 챙길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의약품 탈 중국 움직임과 관련해 국내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중국산 원료의약품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 부담을 줄이려면 국산 원료 사용 시 약가를 우대해주는 등의 정부 지원책이 확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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