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당심 좇는 민주당, '총선참패 與' 교훈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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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2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당원권 강화 방안이 포함된 당규 개정을 확정했다.
그런데 국회법에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 금지 조항을 만든 것은 2002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이끈 새천년민주당이었다.
이런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하는데 오히려 당원들의 입김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대의민주주의의 퇴행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민주당은 다음 주 중앙위원회에서 당헌 개정안을 의결할 예정인데, 추가 논의를 거쳐 시대 흐름과 국민 눈높이에 걸맞은 결론을 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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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2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당원권 강화 방안이 포함된 당규 개정을 확정했다. 우선 국회의장 및 원내대표 후보 경선에 권리당원 투표 20%를 반영하기로 했다. 강성 당원들의 주장이 관철된 것이다. 그런데 국회법에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 금지 조항을 만든 것은 2002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이끈 새천년민주당이었다. 입법부 수장으로서의 중립적 역할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였다. 이런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하는데 오히려 당원들의 입김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대의민주주의의 퇴행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총선 후보 부적격 심사 기준에 '당의 결정 및 당론을 위반한 자'에 대한 규정도 구체화했다. 당론을 따르지 않는 사람을 공천 부적격 대상에 올리기로 한 셈이다. 이제 민주당 국회의원은 국회든 당내든 지도부 결정에 반대 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됐다. 당론과 다른 말을 했다가 극성 당원들에게 겉과 속이 다른 비주류를 뜻하는 '수박'으로 찍혀 공천에서 탈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조 친명'이라는 김영진 의원조차 당헌·당규 개정에 대해 공개 비판을 했다가 공격에 시달린다고 하니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다음 주 당 중앙위에서 확정될 당 대표의 '대선 1년 전 사퇴'를 규정한 당권·대권 분리안 개정 시도도 이재명 대표의 대권 스케줄과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현행 당헌대로라면 차기 당 대표가 대권에 도전하려면 대선 1년 전인 2026년 3월까지 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이 대표가 오는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해 2년 임기의 대표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지휘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당권·대권 분리에 예외를 두면 지방선거 후보를 공천할 수 있다. 당연히 대선후보가 되는데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당 지도부는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예외를 두는 것이라고 하지만 군색하다. 오죽하면 주류 내에서도 "임기 연장용 꼼수", "위인설관"이란 지적이 나오겠는가.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정지 조항을 아예 삭제하려는 것도 재판 중인 이 대표의 처지를 고려한 것으로 비친다. 주류에선 검찰의 무도한 탄압에 저항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항변하나, 그럴수록 민주당이 어렵게 쌓아 올린 정당 민주화의 전통을 유지하며 당당하게 맞서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모습일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여당인 국민의힘의 반발로 국회 원 구성이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관례도 좋지만 안되면 법대로 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법에는 표결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게 돼 있어 과반수 민주당이 18개 상임위를 독차지해도 법적으론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법대로'를 외치는 민주당이 여론을 설득하려면 먼저 자신들에게 예외를 두지 말아야 한다. 민주당은 다음 주 중앙위원회에서 당헌 개정안을 의결할 예정인데, 추가 논의를 거쳐 시대 흐름과 국민 눈높이에 걸맞은 결론을 내기 바란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당심만 좇다가 총선 참패를 당한 집권 여당의 모습에서 그 답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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