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판 중 저수지로 '첨벙첨벙'…무속인 살았지만, 구하려던 남녀 '익사'

부검 결과 '익사'…"물에 젖은 옷, 무거워져 사고 당한 듯"

물에 빠진 무속인을 구하려 저수지에 뛰어든 남녀 2명이 익사했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아직 수사를 진행 중이다./사진=뉴스1

저수지 빠진 동료 무속인을 구하려다 사망한 남녀 2명이 익사했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12일 뉴시스와 부산일보 등에 따르면 이날 부산 강서경찰서는 국립수사연구원으로부터 지난 5월27일 강서구 가덕도의 한 저수지에 빠져 숨진 60대 여성A씨와 40대 남성 B씨에 대해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구두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사망한 A씨는 무속인, B씨는 북과 장구 등을 치며 굿을 돕는 고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이들의 몸에는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면서 생긴 근육 출혈과 심폐소생술 흔적은 있었지만 다른 특이한 외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5월27일 사고 당일 저수지 근처에서 천도재를 진행하던 C씨가 갑자기 굿을 중단하더니 저수지에 들어가며 A와 B씨에게 '더 다가오지 말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를 구하러 저수지에 뛰어 들어간 A씨와 B씨는 익사했지만, 정작 C씨는 수심이 얕은 곳으로 떠밀려 자력으로 빠져나왔다.

이날 사고 현장엔 목격자 3명이 있었지만, 이들은 경찰에 정확한 사고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시 현장에 저수지를 비추는 CCTV(폐쇄회로TV)도 없어 오로지 C씨의 진술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굿을 할 때 입은 옷이 물에 젖어 무거워지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