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드 윤민 “복면 벗었다, 희로애락 펼치며 날아 오늘 것”[일문일답]

김원희 기자 2024. 6. 1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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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터치드의 보컬 윤민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밴드 터치드의 윤민이 ‘복면가왕’ 이후 날개를 활짝 펼칠 것을 자신했다.

윤민의 MBC ‘복면가왕’ 9연승 기념 기자간담회가 12일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 사옥에서 진행됐다.

윤민은 ‘희로애락도 락이다’(이하 ‘희로애락’)라는 이름으로 지난 1월 첫 무대를 선보인 이후 지난 2일까지, 5개월간 무대를 꾸미며 9연승을 이어왔다. 이는 앞서 ‘우리 동네 음악대장’으로 출연했던 밴드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가 세운 역대 최다 연승 기록과 같은 성적이다. 더욱이 여성 가수로서는 최초 기록이기도 해, 윤민의 정체가 공개되던 순간은 최고 시청률 6.9%를 기록하며 폭발적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날 윤민은 ‘복면가왕’ 하이라이트 영상을 시청한 뒤 “부끄럽다”고 웃으면서도, 경연을 치르며 겪었던 희로애락을 솔직하게 전했다.

밴드 터치드의 보컬 윤민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개월 동안 정체를 숨기느라 답답하지는 않았나?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활동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저를 아는 모든 분이 방송이 나가고 저인 걸 알았는데, 물어볼 때마다 대답을 못 해서 답답했다. 빨리 ‘내가 희로애락이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애청자로서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는데 많은 분이 관심 가져주는 9연승이라는 걸 하게 돼,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가면을 벗을 때 기분이 어땠나?

“가장 먼저 ‘여기가 객석이 이렇게나 잘 보이는 곳이었구나’ 했다. 그리고는 ‘이 캐릭터가 누군지 드디어 알려줄 수 있는 시간이 왔구나’ 했다. 이제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노래할 때보다 더 떨렸다.”

밴드 터치드의 보컬 윤민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처음 섭외 요청이 들어왔을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터치드를 홍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더 나가 이런 팀이 있고 이런 보컬이 있다는 걸 대중에게 알리고 싶었다. 첫 곡으로 ‘피아니시모’를 선곡한 이유도 윤민이라는 보컬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터치드 멤버들 반응은 어땠나?

“멤버들이 항상 저에게 칭찬을 많이 해준다. 리더가 ‘20연승, 30연승 할 거니까 활동 없을 때 나가라’고 김칫국을 마시기도 했다. 한 번이라도 가왕을 하면 영광이라고 생각했는데, 9연승을 하게 됐다. 멤버들이 ‘언제쯤 너의 정체를 드러낼까?’ 하면서 신기해했다.”

밴드 터치드의 보컬 윤민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복면가왕’ 무대를 보면 타고난 보컬 같다.

“어렸을 때 노래를 못 한다는 얘기 들었다. 아버지 친구분이 제가 음악을 한다는 얘기에 ‘어떡하냐, 고민이 많겠다’고 했다더라. 부모님도 반대가 심했다. 그만큼 노력형 보컬이다. 타고난 부분도 물론 있겠지만,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해온 보컬이다. 그런 노력을 많은 분이 알아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 부모님도 ‘복면가왕’ 방송을 보며 너무 행복해하시더라. 효도한 것 같다.”

-다양한 장르의 곡을 선보였는데, 선곡 기준은 무엇이었나?

“여러 장르를 통해 록 스피릿을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뒀다. 발라드, 뮤지컬, 포크, 국악풍의 곡을 할 때도 ‘록 스피릿’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무대에 임했다. 록의 매력은 자유로움이 아닐까 싶다. 삶 속에 모든 로큰롤이 있는 것 같다.”

밴드 터치드의 보컬 윤민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다면?

“‘생각이나’ 무대다. 당시 경연을 하면서 힘들었던 것들이 절정에 치달을 때였다. 마음도 몸도 지칠 때, 무대를 하면서 느꼈던 그 감정들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

“어떤 곡을 해야 나를 더 잘 보여줄 수 있을지 무대를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부담인데, 연승하면서 ‘9연승까지 가야지 않겠냐’는 응원에 부담감도 있었다. 왕관의 무게랄까. 가면과 망토가 실제로 무겁기도 했는데(웃음), ‘앞으로 더 못 나갈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0연승 도전 곡으로 ‘아마추어’를 택한 이유는?

“더 의미 있는 무대를 하고 싶었다. ‘희로애락’이 대중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뭘까 생각하다, ‘아마추어’의 가사를 보고 선곡하게 됐다. 어떤 결과가 있든, 희로애락이 담긴 서사가 있길 바랐다. 그래야 오래 가는 음악, 오래 사랑받는 가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밴드 터치드의 보컬 윤민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복면가왕’을 통해 성장한 부분이 있다면?

“결국 내가 가수로서 보여줘야 하는 건 희로애락이 아닐까 느꼈다. 그런 무대로 대중에게 카타르시스와 감동을 주는 게 가수로서 가장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

-단독 콘서트 등 향후 활발한 활동을 앞두고 있다.

“이번 주말에 단독 콘서트를 연다. 이후 독일에서의 공연과 다른 여러 페스티벌 무대도 기다리고 있다. ‘복면가왕’에 출연했을 때가 100점 만점에 9점이라면, 터치드로 새롭게 첫발을 딛는 윤민에게는 10점을 주고 싶다. 앞으로는 100점을 향해 달려갈 거다. 지금까지 10점을 함께 걸어와 준 팬들에게 감사하고, 남은 90점을 함께 해줄 분들에게도 잘 부탁드린다고 말하고 싶다.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지만, 아직도 달려갈 길이 많이 남았다는 게, 얼마나 더 예쁜 꽃길을 달릴지 기대된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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