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배우와 황금종려상 감독은 왜 ‘현대차 홍보 영화’를 찍었을까
배우 손석구, 감독 문병곤 단편영화 <밤낚시>
배우 손석구가 제작·출연하고 감독 문병곤이 연출한 스릴러 단편영화 <밤낚시>가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 이 영화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의 전면·측면·후면 카메라 7개로 촬영했다. 사실상 현대차 홍보 영화다. 손석구는 영화 <범죄도시2>, 드라마 <D.P.> <멜로가 체질> <나의 해방일지> 등으로 현재 가장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배우다. 문병곤은 2013년 <세이프>로 칸국제영화제 단편부문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한국인 최초로 받은 감독이다.
이들은 왜 현대차 홍보 영화를 찍었을까. 손석구는 지난 11일 열린 시사회에서 “<범죄도시 2> 찍을 때 (마)동석이 형한테 맞을 때보다 더 강도 높은 액션이었다”며 “현대차의 제안을 받고 ‘재밌겠다. 무한의 자유를 준다면 하고 싶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극장 개봉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만들고 보니 침체기에 접어든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시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런 ‘스낵 무비’를 시작으로 극장에서 다른 형태의 재미 요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원래 현대차는 손석구에게 연기뿐 아니라 연출까지 권유했다. 손석구가 2021년 단편영화 <재방송>을 연출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석구는 동갑내기 친구인 감독 문병곤을 추천했다.
문 감독은 “새로운 도전이자 시험이라고 생각한다”며 “관객에게 물음표나 느낌표가 남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자동차 카메라로 찍어야 한다는 어려운 미션 때문에 선택했어요. 스스로 숙제를 주고 풀었을 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죠. 주인공 캐릭터가 다른 사건으로 엮이는 후속작도 나올 수 있다고 봐요.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한 건 아닙니다만.”
<밤낚시>는 정체불명의 요원 로미오(손석구)가 새벽에 혼자 전기차 충전소에서 무언가와 낚시대로 사투를 벌이는 스릴러 영화다. 현대차를 홍보하는 목적이 있지만 아이오닉 5의 성능에 대해선 전혀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차체 전체가 나오는 장면도 없다. 다만 전기차에 맞는 환경 메시지를 담았다. 문병곤은 그물에 걸린 물개를 구조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고 <밤낚시>의 내용을 구상했다고 한다.
상영시간은 12분59초다. 주로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인 ‘숏폼’의 유행에 맞춰 단편영화로 만들어졌다. 숏폼은 스마트폰으로 시청하지만 <밤낚시>는 14~16일, 21~23일 전국 15곳 CGV에서 개봉한다. 가벼운 ‘스낵 무비’답게 관람료는 1000원이다. 배우와 감독의 높은 명성을 입증하듯 예매 오픈 직후 전석 매진돼 많은 관객들이 취소표를 기다리는 중이다.
<밤낚시>는 손석구가 첫 제작을 맡은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배우니 제작자니 하는 건 그저 타이틀일 뿐 제 근원은 크리에이터(창작자)”라며 “편집, 사운드, 홍보, 배급 등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은 제 미천한 경험으로는 감당도 안 되고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았죠. 보통 기업과의 컬래버(협업)가 공허한 경우가 많은데 이번 작품은 기업의 비전과 아티스트의 창작 욕구가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작업이었어요.”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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