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특별한 '올영' 들렀다 갈까? 소파서 마사지 받고, 무료로 피부나이 진단도 [New & Good]

이소라 2024. 6. 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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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 스타필드 고양점, 가족 특화 매장으로 탈바꿈
직장인·외국인 고객 맞춤형 매장도 등장
오프라인 매출 규모 높아…체험형 콘텐츠 필요
5월 CJ올리브영 스타필드고양 타운 리뉴얼 매장에서 고객들이 무료로 피부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스킨스캔 장비를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CJ올리브영 제공

5월 24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 CJ올리브영 스타필드고양 타운 매장 분위기는 여느 지점과는 사뭇 달랐다. 매장 깊숙한 곳까지 강아지를 태운 개모차(개+유모차)가 드나들었고 어린 자녀를 둔 아빠들은 유모차를 휴게 공간에 세워둔 채 입구에 있는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휴게 공간에는 무료로 어깨와 다리 등을 풀 수 있는 소형 마사지기도 비치돼 몇몇 손님은 장시간 쇼핑의 피로를 풀었다. 진열대 사이 복도는 유모차가 두 대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해 유모차를 밖에 세워두지 않고도 자유롭게 매장 이용이 가능했다.

이 매장은 애초 지하 1층 좁은 공간에 있었지만 4월 2층의 600㎡(약 200평) 규모 공간으로 옮기면서 가족 단위 손님을 위한 특화 매장으로 거듭났다. 과거엔 잘 팔리는 물건을 진열대에 놓고 고객을 맞았다면 이제 상권의 특성에 따라 제각각 다른 콘셉트와 운영 방식을 적용해 매출 볼륨을 키우겠다는 게 CJ올리브영의 계산이다.


고양 매장, 무료 피부 진단에 친근한 고객 응대까지

5월 CJ올리브영 스타필드고양 타운 리뉴얼 매장에서 유모차를 끌고 방문한 고객이 아내가 쇼핑을 즐기는 동안 휴게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CJ올리브영 제공

립스틱, 쿠션, 아이섀도 등 중소기업의 색조 화장품을 앞세운 다른 지점과 달리 이곳은 스킨케어 등 기초 화장품을 메인 공간에 전면배치했다. 또 '더후', '숨' 등 럭셔리 브랜드로 분류되는 LG생활건강의 기초 화장품을 선보이는 공간도 따로 있다. 정지은 점장은 "이 매장은 가족단위 고객, 그중에서도 3040세대 엄마들이 많아 기초제품을 앞쪽에 뒀다"며 "다른 상권보다 경제력이 높은 손님이 많아 럭셔리 화장품도 잘 팔린다"고 말했다.

매장 중앙에는 고객의 피부 상태를 진단하는 스킨스캔(SKIN SCAN) 장비가 있다. 주말이면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을 추천받기 위해 손님 10여 명이 줄을 선다고 한다. 스킨스캔 장비를 통해 피부나이와 문제점을 확인하면 이 결과를 바탕으로 직원이 제품을 제안한다.

또 CJ올리브영 최초로 직원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는 '페르소나 정책'이 운영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친근하게 대화할 수 있는 '뷰·잘·알'(뷰티 잘 아는) 센스쟁이 동생'이라고 콘셉트를 잡고 이에 맞는 성격으로 고객에게 다가간다. 아기를 좋아하고 친근하게 굴며 '다나까체' 대신 '해요체'를 쓰니 고객도 기분 좋게 쇼핑한단다. 이 같은 노력으로 매장은 리뉴얼 오픈한 4월 30일~5월 29일 한 달 동안 매출이 전월 대비 약 70%, 객단가(1인당 평균 구매액)는 25% 증가했다.


명동은 외국인, 무교점은 직장인 특화 매장으로

CJ올리브영 제주 중문점 외관. 휴양지 분위기를 살렸다. CJ올리브영 제공

회사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도 매장 수를 늘렸지만 올해는 확장보다 상권별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 운영 전략으로 고객에게 더 많은 체험을 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명동타운 매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좋아하는 제품과 번역 안내 서비스를 갖추고, 젊은 직장인이 많은 무교점은 주류 진열대를 배치한다.

매장 외관에 지역의 특색을 담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새 단장한 부산 해운대엘시티점은 해변 인근이라 야외 테라스와 벤치 등을 두고 휴양지 분위기를 살렸다. 지난해 3월 단장한 제주 중문점도 돌하르방 캐릭터와 현무암을 활용해 외관을 꾸몄다.

제주는 단독 상품도 선보인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제주 11개 매장에서만 살 수 있는 립밤, 캔들, 탈취제 등을 선보여 관광객 사이에 입소문을 탔다"며 "외국인 손님도 증가해 1분기(1~3월) 제주의 외국인 매출은 2,300% 뛰었다"고 전했다.


화장품, 아직까지는 체험 요소가 중요…온·오프라인 결합 강화

2023년 리뉴얼 오픈한 CJ올리브영 명동타운점에서 쇼핑을 마친 외국인들이 쇼핑백을 든 채 웃고 있다. CJ올리브영 제공

지난해 온라인에서만 매출 1조 원을 거뒀던 CJ올리브영이 굳이 특화매장 리뉴얼에 힘을 쏟는 이유는 화장품은 뭐니 뭐니 해도 눈으로 보고 만지는 체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은 구매가 간편하고 제품 정보도 다양하지만 제품의 실제 색깔과 제형을 확인하기 어렵다. 여기에 CJ올리브영의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여전히 70~80%를 차지하고, 지난해 기준 전국 매장 수가 1,338개에 달해 늘리기 쉽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판매뿐 아니라 온라인 구매 제품의 보관 및 수령과 디스플레이 역할까지 수행한다. CJ올리브영은 전국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O2O 서비스'(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Online to Offline)를 안착시킨다는 목표다. 올 하반기에는 대전타운, 서면타운, 청주타운 등에서 O2O 서비스를 구현할 리뉴얼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시대라고 하지만 오프라인 공간에는 온라인이 줄 수 없는 가치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상권별 차별화 전략과 체험 콘텐츠 구비, 접객 서비스 향상을 통해 이전보다 양질의 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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