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득점치 1이 안 됐던 중국전, 밀집수비 대안도 필요해

황민국 기자 2024. 6. 1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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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중국전에서 승리 후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6.11 권도현 기자



한국 축구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오른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은 지난 11일 중국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취재진과 만나 “수비적으로 나설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수비적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중국이 철저한 밀집수비에 나서면서 좀처럼 공격이 풀리지 않았다. 이강인이 후반 17분 균형을 깨는 결승골을 터뜨리지 않았다면 원정에서 3-0으로 승리한 상대와 0-0으로 비길 뻔 했다.

한국이 밀집수비에 고전한 증거는 숫자에서 잘 드러난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한국은 경기 내내 11개 슈팅(유효슈팅 6개)을 쏟아내고도 기대 득점(xG)이 0.8골에 불과했다. 밀집수비를 공략해 득점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의미다. 수비에 초점을 맞춘 중국이 역습 찬스에서 2개의 슈팅(유효슈팅 0개)에서 얻어낸 xG가 0.3골과 비교된다.

득점을 기대할 만한 빅찬스만 따진다면 그 차이는 더욱 좁혀진다. 한국이 이강인의 결승골을 포함해 2번의 빅찬스를 얻어냈다면, 중국도 그 절반인 1번의 빅찬스를 얻어냈다.

축구 전문가들은 한국이 중국의 밀집수비에 고전한 원인을 두 가지 측면으로 풀이하고 있다. 먼저 한국의 최전방 공격수 배치가 밀집수비와 상성이 맞지 않았다.

김도훈 감독은 황희찬(울버햄프턴)이 특유의 침투 플레이로 공격을 풀어가기를 바랐다. 황희찬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종종 최전방 공격수로 뛰며 가치를 인정받았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으나 두 대의 버스를 세우는 수비는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밀집수비를 넘어 거칠기 짝이 없는 중국 축구의 특성도 영향을 미쳤다. 상대 수비와 싸울 수 있는 주민규(울산)가 후반 16분 교체 투입되면서 공격에 활기를 얻은 게 그 증거다.

상대적으로 활발한 측면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슈팅까지 연결되는 파이널 패스는 원활하지 못했다. 손흥민(토트넘)이 왼쪽 측면에서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수비를 무너뜨린 뒤 황인범(즈베즈다)에게 두 차례 패스를 연결했던 장면에서 득점이 나오지 못한 게 아쉬웠다. 손흥민도 “득점 찬스를 더 살렸다면 큰 점수차로 이길 수 있었기에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중국전 승리는 역설적으로 유럽을 누비는 태극전사들의 남다른 기량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강인은 두 차례 슈팅을 시도했는데, xG가 0.18골에 불과했다. 보통의 선수라면 5번을 시도했을 때 1골을 넣을 찬스를 살렸다는 뜻이다. 싱가포르전을 끝으로 임시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도훈 감독은 “솔직히 이강인은 칭찬을 계속해 줘야 하는 선수다. 축구선수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테크니션’이라고 생각한다”며 격려를 부탁했다.

다만 9월부터 시작되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선 장기적인 안목에서 밀집수비를 풀어갈 대안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한국을 상대할 팀들이 중국전을 벤치마킹할 것이 뻔하다. 가까운 시일 내에 새 감독을 구해야 하는 대표팀의 숙제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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