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이 이뤄지는 '합정 하늘길'…마포의 새로운 핫플[서울곳곳]
합정역 7번 출구부터 마포새빛문화숲까지 이어져
절두산 성지 등 지역 특성 착안한 '소원트리'도 눈길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은 매년 전 세계에서 1000만명 이상 방문하는 세계적인 여행지로 자리잡았다. 특히 ‘K-팝’ 등 한류문화의 중심지로 부상하며 아시아권에선 일본 도쿄, 싱가포르 등과 함께 주요 여행지 순위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그러나 서울을 찾는 여행객들은 대부분 명동이나 홍대, 광화문, 강남 등 널리 알려진 곳들만 찾고 있어,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개발 및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데일리는 서울의 관광 콘텐츠 확대와 지역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25개 자치구와 함께 각 지역별 숨겨진 명소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지난 11일 오후 3시쯤 서울 마포구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인근에선 관광객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외국인들이 길 건너로 보이는 하늘색 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합정역 7번 출구로 나와 펼쳐지는 이 하늘색 길은 두 갈래로 나누어졌다. 이 길을 따라 한강 방향으로 걸어가자 양쪽으로 개성있는 인테리어의 카페와 멕시코·스페인 요리 등을 파는 특색있는 식당, 와인숍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평일 한낮인데도 작은 마당을 품은 3층 규모 카페엔 20·30대 젊은 손님들이 루프탑(옥상) 테이블까지 빼곡하게 앉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손에 들고 쉴새 없이 웃으며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 길은 마포구가 ‘홍대 레드로드’ 성공에 이어 지역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특화거리인 ‘합정동 하늘길(하늘길)’이다. 이 길은 합정역 7번 출구부터 양화진역사공원과 마포새빛문화숲까지 펼치지며 하늘색 도로가 이름을 상징하고 있다. 총 9만 338㎡ 규모의 하늘길 상권은 190여개 점포가 영업 중이다.
하늘길은 홍대입구역부터 상수역까지 이어지는 레드로드의 번화함과 달리 독립 서점과 이색 카페 등이 주택가와 어우러져 아늑한 분위기로 감성을 자극한다. 특히 절두산 순교성지와 양화진역사공원 등 역사·문화자원과 연계한 이색 상권으로 마포의 새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하늘길 끝에 이어지는 절두산 순교성지에선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 동상과 흥선대원군이 세운 척화비 등 역사 문화재도 볼 수 있다.
하늘길은 양화진 묘원과 절두산 순교성지 등 이 지역의 역사·종교적 의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소원이 이뤄지는 ‘소원트리’도 조성했다. 하늘길 상가를 이용하면 ‘소원볼’을 받을 수 있는데 여기에 각자의 소원을 적어 ‘소원트리(합정역 7번 출구 앞 광장)’에 매달아 각자 원하는 바를 기원할 수 있다.
하늘길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 중인 이모씨는 “최근 하늘길 빛 거리가 조성되면서 이곳을 찾는 연인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홍대나 망원동에 비해 아직은 방문자 수가 적지만, 하늘길 상권에서만 볼 수 있는 빛 거리, 소원트리 등 다채로운 공간들로 하늘길이 서울의 대표 감성 거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하늘길 환경개선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키오스크, 안내판 등 편의시설 확충해 하늘길 상권의 독자적 브랜드를 확고히 구축할 계획이다. 또 ‘하늘길 감성충전소(성산중학교 인근)’를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에 운영, 상권 내 1만 원 이상 구매 인증 시 △그립톡 △드립백 △커피 캡슐 △네트백 등 지역 굿즈를 제공한다.
양희동 (easts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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