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클라우드 비용, 안녕하십니까

2024. 6. 1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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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 장기화에 따라 고공 행진하던 클라우드 업계도 변화가 찾아왔다.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이를 줄이고자 하는 기업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상을 살펴보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에도 과잉 지출하고 있는 기업도 많다. 플렉세라(Flexera)의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24%가 클라우드 사용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기업이 비용 관리를 어려워하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

출처=가비아

첫째, 데이터 전송을 들 수 있다. 클라우드는 기본적으로 할당 컴퓨팅 자원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개념이다. 하지만 많은 사용자가 데이터를 읽고 쓰거나 외부로 전송할 때도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을 간과한다. 특히 데이터 전송 비용은 견적서에 포함되어 있지 않거나 포함되어 있더라도 실제 사용량과 차이가 큰 경우가 많아 요금 예측이 어렵다. 데이터 전송 비용은 사용량에 따라 견적서 이상으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기도 해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둘째, 과다한 자원 설정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사용자는 클라우드 자원을 실제 사용량보다도 과도하게 설정해 두는 경우가 많다. 언제든 사양을 변경할 수 있다는 유연성은 클라우드의 장점이지만, 사용률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기민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비용이 낭비될 수밖에 없다. 동일한 사양이라면 클라우드가 온프레미스보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제대로 된 관리 없이는 클라우드를 통한 비용 절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유휴 상태로 방치되는 자원도 비용 낭비의 원인이 된다. 사용하지 않는 가상머신, 스토리지 등에도 비용이 부과되면서 낭비가 발생한다. 특히 여러 부서에서 하나의 클라우드 계정을 사용할 때 더욱 그렇다. 결국 클라우드를 합리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먼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퍼블릭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결합한 서비스다. 기업의 비즈니스 특성에 맞게 퍼블릭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를 사설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두 방식 모두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꾸준히 사용하는 자원은 온프레미스를, 사용량의 변동 폭이 크고 예측이 어려운 자원은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필요한 만큼만 사용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안정적이면서도 비용 효율적인 아키텍처 구성이 가능해 해외에서는 이미 주류로 자리 잡았다.

둘째, 자원 최적화(Right Sizing)를 해야 한다. 자원 최적화란 클라우드에서 운영하는 워크로드나 애플리케이션에 알맞은 규모와 사양의 자원을 할당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운영 중인 워크로드와 애플리케이션의 특성을 분석하고, 사용량을 측정해 최적의 규모와 사양을 도출해야 한다. 즉,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분석, 조정이 필요하다.

셋째, 유휴 자원을 관리하자. 유휴 자원 관리는 테스팅이나 QA 등 비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자원을 살피는 활동이다. 자원의 용도, 담당자, 프로젝트 및 환경 등의 속성을 태그로 지정하면 무엇이 유휴 자원인지 확인하기 쉽다. 자원 정리 프로세스를 만들어 사용 현황을 모니터링하거나 자동 종료, 중지, 삭제 등을 설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좋은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클라우드는 요금 체계가 복잡해 청구 비용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이에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데이터 전송 요금, 서드파티 솔루션 요금 등 견적서에 누락되기 쉬운 요소들을 모두 포함해 CSP를 비교해야 한다. 직접 비용 최적화 작업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MSP의 도움을 받아볼 수도 있다. MSP는 클라우드 인프라 운영뿐 아니라 비용 최적화에도 전문적인 역량을 가지고 있다. 다만 비용이 발생하므로 클라우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의 MSP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발표한 ‘2023년 클라우드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클라우드 부문 전체 매출액은 5조8400억원으로 전년보다 18.6% 증가했다. 초기 클라우드 시장의 급격한 성장한 데에는 클라우드가 온프레미스보다 비용 측면에서 항상 유리하다는 잘못된 통념이 뒷받침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 사용량과 복잡도에 따라 비용도 함께 증가한다는 것을 안다. 효율적인 사용 지점을 찾고, 자원의 가시성을 확보하여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체계적인 비용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예상 가능하고 통제할 수 있는 클라우드 비용 관리가 선행될 때 비로소 클라우드가 가진 장점들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글 / 오석 가비아 클라우드사업팀 팀장

가비아 클라우드사업팀의 팀장으로 역임 중이다. 클라우드 전문기업 가비아는 국내 주요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이자 MSP(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사)로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오석 팀장은 가비아의 클라우드 사업을 총괄하며 국내 기업의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다.

정리 /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gn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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