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장사 안 되는데"…오르는 간장값, 게장 골목 '한숨' 푹[르포]

오석진 기자 2024. 6. 1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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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11시20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간장게장 골목의 한 게장 전문점.

이 골목에서 30년 넘게 일했다는 60대 A씨는 간장 가격을 언급하자 한숨부터 쉬었다.

A씨는 "간장게장 한 통에 간장 10kg씩은 쓴다"며 "간장을 안 쓰는 음식점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간장을 아끼면서 간장게장을 만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도 "그렇다고 게장 가격을 올리자니 장사가 더 안될 게 뻔 하다.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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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1시쯤 서울 신사동의 간장게장골목/사진=오석진 기자


"간장게장 집인데 간장 아껴가며 (게장을) 만들 수도 없고"

11일 오전 11시20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간장게장 골목의 한 게장 전문점. 이 골목에서 30년 넘게 일했다는 60대 A씨는 간장 가격을 언급하자 한숨부터 쉬었다. A씨는 "요즘 들어 사장님이 간장이 비싸다고 맨날 말한다"며 "또 오르는 것으로 안다. 그 전에 20통 정도 미리 산다고 했다"고 밝혔다.

A씨는 "간장게장 한 통에 간장 10kg씩은 쓴다"며 "간장을 안 쓰는 음식점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간장을 아끼면서 간장게장을 만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도 "그렇다고 게장 가격을 올리자니 장사가 더 안될 게 뻔 하다.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골목은 처음 1980년대에는 아귀찜 골목으로 불렸으나 일부 식당에서 간장게장이 맛있다고 소문이 났고 간장게장 집들이 들어서면서 간장게장 골목이 됐다. 1990년부터 간장게장을 찾는 시민들 발걸음이 이어졌다.

간장게장 골목을 20년 넘게 지켰다는 50대 B씨는 혼자서 요리를 만들고 서빙까지 해 분주했다. B씨는 "우리집은 진간장도 쓰고 양조간장도 쓰는데 간장게장을 한번 만들 때 15kg짜리 간장 반통 정도를 쓴다"고 말했다.

이어 "간장에 쓰는 비용만 이전보다 3분의 1 이상 늘어난 것 같다"고 밝혔다. 간장 가격이 더 오른다는 말에 B씨는 "다들 힘든 것은 알지만 장사도 잘 안 되는데 음식 재룟값이 그만 좀 올랐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서울 중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류를 구매하는 시민 / 사진=홍봉진 기자


간장 가격은 오는 13일부터 오를 전망이다. 국내 간장 시장 1위 업체인 샘표식품은 이날부터 양조간장 30종 가격을 평균 7.8% 올릴 예정이다. 주요 제품인 양조간장 1.7ℓ(리터) 소비자 가격은 1만7010원에서 9.4%(1600원) 오른 1만8610원이 된다.

샘표식품은 과거 4~5년마다 간장 가격을 올렸는데 이번엔 2년만에 올린다. 샘표식품은 2013년, 2017년, 2022년 간장 가격을 올렸다. 가장 최근인 2022년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 급등, 물류비 상승 등으로 제품 가격을 평균 11.5%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지난 몇년 간 주요 원자재 구매 가격 및 제조성 경비가 큰 폭으로 상승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정부의 물가 인상 자제 요청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물가 인상을 보류해왔으나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식재료 가격이 요식업계와 소비자 물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은희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식업계의 경우 대용량으로 구매를 하기 때문에 재료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일반 가정과 느끼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당 입장에서 (식재료값 상승은) 메뉴 가격 상승을 결정하는 주된 요소"라며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은 외식 횟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결과적으로 경제 순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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