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헤즈볼라 고위 사령관 사살
이스라엘이 친이란 성향의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고위 사령관을 사살했다.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시간)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레바논 남부 주야 마을에서 헤즈볼라 고위 사령관 1명과 대원 3명 등 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고위 사령관인 탈렙 사미 압둘라(55)가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출신인 압둘라는 이스라엘 접경 지역에 주둔하는 헤즈볼라 대원들을 이끈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압둘라가 지난 1월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고위 사령관 위삼 알 타윌보다 고위급이며, 사망한 네 명의 헤즈볼라 대원이 서로를 만나기 위해 모였다가 봉변을 당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같은 날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골란고원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주둔하고 있는 레바논 남부 주야 마을과 북부 바알베크 지역을 향해 로켓 총 50발을 발사했다. 이 공습으로 바알베크 지역에서도 헤즈볼라 대원 3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전날 레바논 남부 상공에서 자국의 군용 무인기를 격추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또 레바논 내 여러 지역에 무기를 공급하는 헤즈볼라 4400부대의 바알베크 기지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대원 사살 여부와 관련해선 입을 열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벌이고 있는 가자지구 전쟁의 확장판이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에 연대를 표하기 위해 이튿날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발사했다. 이후 교전은 더욱 심화했고,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병력이 집중된 레바논 남부를 넘어 더 깊숙한 곳을 타격하며 헤즈볼라의 간부들을 사살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월 교전 발발 이후 헤즈볼라 대원 약 30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에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마을에 자살 드론 2대를 발사해 13명이 다치거나 죽었다.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 국경을 방문해 “우리는 국경에서 매우 강력한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북부의 안보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해 역내 확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으로 이스라엘 북부 주민과 레바논 남부 주민들도 8개월 넘도록 피란 생활을 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17개 지역에서 몸에 닿으면 뼈까지 타들어 가는 백린탄을 사용해 주민들이 집에서 쫓겨났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북부에서도 약 6만 명의 피란민이 생겨난 것으로 추산된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군사 충돌이 중동 전체 안보 위기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이란이 헤즈볼라로 무기를 보내는 장소가 있는 시리아를 향해 공습 빈도를 높였다. 지난 2일에는 시리아 북서부 알레포 인근 채석장을 공격해 헤즈볼라의 미사일 제조 공장이 파괴됐고, 이곳을 찾았던 이란 혁명수비대 고문 사이드 아브야르 등 18명이 숨졌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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