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서 올해 최대 규모 지진…추가 여진 언제까지?
지질학 전문가, 활성단층인 함열 단층 또는 십자가 단층 영향 추정
"추가 여진 가능성 농후, 더 큰 지진 발생할 수 있어 주의 당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12일 오전 전북 부안군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올해 한반도(북한 포함)에서 발생한 32번의 지진(규모 2.0 이상 기준) 중 가장 큰 규모이며 정부가 지진 계기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16번째로 강한 지진이다.
이날 오전에만 12번의 여진이 발생한 가운데 지질학계 전문가들은 추가 여진 또는 더 큰 지진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8시26분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점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5.70도, 경도는 126.71도이며 발생 깊이는 8㎞다.
이번 지진은 2018년 2월 포항 지진(규모 4.6) 이후 6년 만에 발생한 가장 큰 육지 지진이며 최근 10년간 전북 지역에서 발생한 28번의 지진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다.
전북의 경우 최대 계기진도(관측된 진도값과 종합적인 지진파를 이용해 수동 분석한 정보)가 5로 측정됐는데 이는 거의 모든 사람이 느끼고 그릇·창문이 깨지는 정도를 말한다. 전남 계기진도도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정도인 4로 측정됐다.
전문가들은 부안군이 함열 단층이 위치해 지진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이었다면서도 지진 규모에 대해서는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석 부경대 교수는 "함열 단층 영향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최근 지진이 발생했던 활성단층"이라고 말했다. 십자가 단층(충남 부여군~공주시)과 연결된 이 단층은 전북 익산시부터 부안군까지 이어지는 지역으로 전북 4대 단층 중 하나로 불린다. 지난 2015년 12월 전북 익산시에서 발생했던 규모 3.9의 지진도 이 단층 때문이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하 '지질연')도 함열 단층 영향으로 추정했다. 김근영 지질연 지진상황대응팀장은 "함열 단층에 지질선이 나타난 게 확인됐다"며 "그 단층이 지진을 유발했는지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홍태경 연세대 교수도 "최근에는 빈번하지 않았지만 이 지역 일대에도 꽤 지진이 발생했었다. 경주 지진(2016년 9월, 규모 5.8), 포항 지진과 비교했을 때 규모가 작아 보여도 이번 지진은 굉장히 큰 지진"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으로 여진 또는 더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홍 교수는 "규모 4.8 정도면 여진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더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함열 단층이 북동쪽 단층으로도 이어져 있다. 북동쪽이면 충청도, 강원도 등이 영향권이다. 이쪽에서도 지진이 발생할 여지가 없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오후 1시55분 부안군 남쪽 4km 지역에서 규모 3.1의 여진이 발생했다. 이 정도 크기는 아니지만 오전 부안군 인근에서 여진이 12번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여진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지진 발생으로 나타난 에너지가 주변에 전달되면서 소규모 단층이나 지층에 균열을 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진 영향으로 이동한 지각은 원래대로 돌아오려는 성질이 있는데 이 재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탄성 에너지에 의해 여진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대표적으로 2016년 9월12일 경북 경주시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은 지금까지 3000회 이상 여진 발생에 영향을 줬다. 지난 2022년 있었던 충북 괴산 지진도 규모 4.1 본진 이후 12일 동안 인근 지역에서 144 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이 더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 이유는 이 지진이 본진이 아닌 전진(본진 이전 발생하는 지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주 지진의 경우 규모 5.8 본진 이전에 규모 5.1 전진이 있었다. 2016년 4월14일에 발생했던 일본 구마모토 지진도 처음에는 규모 6.5였으나 이틀 뒤에 규모 7.3 본진이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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