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등 보툴리눔株 ‘출렁’…알테오젠 시총 2위 탈환[바이오 맥짚기]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11일 제약바이오 종목 중 휴젤(145020), 알테오젠(196170), JW홀딩스(096760)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균주 관련 소송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결과 발표에 따라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알테오젠은 머크(MSD)와 체결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SC제형 관련 기술수출이 다시 한 번 주목 받으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어 JW홀딩스는 자회사 JW중외제약의 기술도입 및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가가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에 따르면 이날 휴젤 주가는 전날 종가 21만3000원 보다 13.62% 오른 24만2000원으로 마감했다. 메디톡스와의 진행 중인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와 관련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일단 휴젤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ITC는 행정법 판사는 10일(현지시간) “메디톡스 측이 제기한 ‘균주 절취’ 주장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특정 보툴리눔 톡신 제품 및 그 제조 또는 관련 공정을 미국으로 수입할 경우 미국관세법 337조에 위반하는 사항은 없다”고 판단했다.
메디톡스는 지난 2022년 3월 휴젤, 휴젤 아메리카, 크로마파마를 상대로 ITC에 본 조사를 제소한 바 있다. 이후 메디톡스는 소송 진행 과정에서 디스커버리 절차를 통해 휴젤이 제출한 증거들을 확인한 후 2023년 9월과 10월 보툴리눔 균주에 대한 영업비밀 유용 주장을 철회한 데 이어 지난 1월 보툴리눔 독소 제제 제조공정에 관한 영업비밀 유용 주장 또한 철회했다.
휴젤 관계자는 “메디톡스의 균주 절취 주장은 근거가 없음이 예비 판결을 통해 밝혀졌다”며 “최종 심결까지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등 소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휴젤을 상대로 보툴리눔 균주 소송을 제기한 상대방 메디톡스의 주가는 소폭 하락했다. ITC 결과가 발표되면서 장 초반 메디톡스의 주가는 전일 종가 14만3700원 대비 7.7% 가량 떨어진 13만2600원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장 마감까지 점차 회복하면서 이날 13만9500원(-2.92%)으로 마감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ITC의 예비판결에 매우 유감”이라며 “최종결정을 내리는 ITC 전체위원회에 재검토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ITC 예비판결이 나오면서 소송 주체인 각 사의 주가에 큰 변동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ITC의 최종결정이 아닌 만큼 관련 주들의 움직임과 소송 결과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ITC 예비판결은 앞으로 4개월간 전체위원회의 검토를 거치게 되며 오는 10월 최종판결을 내린다.
알테오젠, 키트루다SC 기대감 다시 한 번 상승
이날 알테오젠 주가는 28만3500원으로 전일 25만3000원보다 12.06% 상승했다. 알테오젠 주가 강세는 최근 열린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를 통해 알테오젠과 머크의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을 위한 ‘ALT-B4’ 기술수출 계약이 다시 한 번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머크는 ASCO에서 키트루다와 모더나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함께 사용한 임상 2b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키트루다가 획득한 모든 적응증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ALT-B4’는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하이브로자임 기술이다. 플랫폼 기술은 ‘비독점적 기술수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계약 상대방이 한 곳으로 한정되지 않고 여러 번의 기술수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알테오젠이 체결한 ALT-B4 플랫폼 기술수출 총 누적 금액은 7조원을 넘어섰다.
알테오젠은 지난 2월 머크와 ALT-B4 기술 계약을 비독점에서 독점으로 변경했다. 이는 ALT-B4 독점 계약을 통해 수많은 글로벌 제약사가 알테오젠 플랫폼을 통해 키트루다SC 바이오시밀러 출시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25일 미국 임상정보 사이트 크리니컬트라이얼즈에 따르면 머크는 알테오젠의 기술없이 자체 개발 중이던 키트루다SC 저용량 임상 3상을 실패하면서 알테오젠과 계약이 다시 주목받았다.
해당 임상 연구 데이터를 살펴보면 키트루다IV 투여군 사망환자는 총 172명 중 47명, 머크 자체 개발 키트루다SC 투여군 사망환자는 356명 중 115명으로 나타나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진행하던 것들 모두 그대로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며 “특별히 주가가 급등할 이유는 없지만 키트루다SC 제형 개발 관련 기대감이 다시 반영되면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가 상승으로 알테오젠의 시가 총액은 전일 13조4466억원 대비 약 1조6000억원 불어난 15조676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에코프로(13조7265억원)를 밀어내고 코스닥 시총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6월 주가가 4만원대로 코스닥 시총 10위권 밖이었지만 정맥주사(IV) 제형의 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플랫폼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가치를 높였고 1년 사이 주가가 6배 뛰었다.
JW홀딩스, 중외제약 L/I에 자사주 매입으로 강세
JW홀딩스 주가는 자회사 JW중외제약의 기술도입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장 중에 22.80%까지 상승했지만 다소 주춤하면서 6.22% 오른 3075원으로 마감했다.
JW홀딩스는 자회사 JW중외제약이 지난 10일 늦은 오후 일본 킷세이제약과 자궁근종 치료제 ‘린자골릭스’(Linzagolix)의 국내 개발 및 판매를 위한 독점 기술도입(라이선스-인) 계약을 체결한 영향으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린자골릭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실시된 임상 3상 시험에서 호르몬 보충약물요법(ABT) 병용그룹군과 단독투여군 모두 유효성이 확인돼 2022년 6월 유럽에서 판매 승인을 받았다.
JW중외제약은 앞으로 국내 출시를 위해 린자골릭스의 가교임상(한국인에서의 유효성과 안전성 확인)을 진행할 계획이며, 자체 제조 및 생산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자궁근종은 35세 이상의 여성의 약 40%에서 나타나는 흔한 질병이다. 국내에는 자궁근종 치료를 위한 GnRH 작용제(agonist) 제품이 있으나, 치료 초기 호르몬의 증가에 따른 안면홍조와 주사제로서 주사 부위 통증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린자골릭스가 즉각적인 에스트로겐 분비 억제를 통해 기존 GnRH 작용제 대비 치료 초기 부작용이 개선됐으며 1일 1회 경구용 제품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또 JW홀딩스의 주가 상승에는 자회사 JW중외제약의 기술도입 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에 따른 효과도 더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JW홀딩스는 지난 10일 장 마감 이후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JW홀딩스의 자사주 취득결정은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자사주 매입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다. 주식수가 감소하지 않으며 기업 펀더멘털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지만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여 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JW홀딩스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보다는 배당형 무상증자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1주당 0.02주의 신주를 주주들에게 배정한 바 있어 올해도 배당형 무상증자 가능성이 높다.
JW홀딩스 관계자는 “배당형 무상증자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결정된 사안이 없으며 연말쯤에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놈앤컴퍼니, 상승 이후 조정
지난주 급등했던 지놈앤컴퍼니 주가는 소폭 조정을 거치고 있으며 11일에는 8% 이상 하락하면서 장을 마감했다.
지놈앤컴퍼니는 이달 3일 스위스 소재 제약사 디바이오팜과 항체약물접합체(ADC) 물질 ‘GENA-111’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등을 모두 포함한 총 계약 규모는 4억2600만달러(약5864억원)며, 선급금은 500만달러(약 69억원)다.
GENA-111은 암을 일으키는 단백질 ‘CD239’를 표적하는 항체다. 전임상 연구에서 CD239가 정상세포 대비 암세포에서 발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바이오팜은 GENA-111과 ADC에 사용되는 링커(접합체)를 활용해 ADC 치료제를 개발·상업화할 수 있는 전 세계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특히 이번 기술수출은 여러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먼저, 마이크로바이옴 업체였던 지놈앤컴퍼니가 항체 분야에서도 성과를 이뤘다는 점이 있다. 또 ‘GENA-111’은 지놈앤컴퍼니의 독자적인 신약개발 플랫폼 ‘지노클’을 통해 발굴한 물질로 플랫폼 기술력도 증명했다.
기술수출에 대한 소식이 알려진 지난 3일 지놈앤컴퍼니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어 다음날에도 11.57% 오르면서 주가가 1만321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조금씩 주가가 하락했고 11일에는 8.76% 더 떨어지면서 9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놈앤컴퍼니 관계자는 “주가 하락과 관련해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 3일 기술수출 이후 주가가 급등한 이후 일부 조정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수 (kim8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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