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년 제왕학, 통치술, 용인술, 리더집의 집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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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세민의 선정(善政)은 '정관(貞觀)의 치(治)'라는 말로 중국인들에게 평가받는다.
『정관정요(貞觀正要)』는 에서 발췌해 편집한 역사책인데 후세들에게 오히려 제왕적 리더십을 익히는 필독서로 명성이 높았다.
『군서치요』를 읽은 태종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으며 풍속과 교화, 정치의 근원을 보게 된다"는 평가를 『정관정요』에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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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세민의 선정(善政)은 ‘정관(貞觀)의 치(治)’라는 말로 중국인들에게 평가받는다. 『정관정요(貞觀正要)』는 에서 발췌해 편집한 역사책인데 후세들에게 오히려 제왕적 리더십을 익히는 필독서로 명성이 높았다.
그런데 『정관정요』나 사마광의 『자치통감(資治通鑑)』보다 먼저 정상의 제왕학으로 『군서치요(群書治要)』가 있었다. 『군서치요』는 이세민이 건국 직후 위징, 우세남, 소덕언 등 신하들에게 명해 역대 제왕의 치국과 국정운영 사료 중 올바른 치세에 참고가 될 내용만 골라서 총 50권, 50여 만 자로 편집한 책이다.
『군서치요』를 읽은 태종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으며 풍속과 교화, 정치의 근원을 보게 된다”는 평가를 『정관정요』에 남겼다. 그러니까 ‘정관의 치’는 다름아닌 『군서치요』에서 나왔던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이유는 송나라 이전에 모두 망실돼 후대로 전해진 필사본이 없었기 때문인데 다행히 필사본 한 질이 13세기 일본에서 발견됐다. 일본의 역대 천황, 쇼군이 통치학 참고서로 『군서치요』를 활용하고 있었는데 청나라 건륭제 때 일본인이 중국에 이 책을 다시 전달함으로써 새롭게 빛을 보게 된, 유서 깊은 책이다.
지금 소개하는 아템포 출판사의 『군서치요』는 격물치지(格物致知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들어 통찰에 이른다)부터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사상까지 리더십의 정수를 담은 『군서치요』의 내용이 워낙 방대한 까닭에 이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샤오샹젠이 현대의 리더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만 발췌해 덕치(德治), 우환(憂患) 등 17개 부문으로 정리한 요약본이다. ‘대륙의 15억 인구’를 이끌어온 리더들이 필독하는 참고서라면 그만한 이유는 충분히 있을 것이다.
제15장 ‘숭선즉창 종악필보(崇善卽昌 從惡必報 선을 숭상하면 창성하고, 악을 좇으면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의 주된 내용은 인과응보(因果應報) 사상이다. 공자의 『주역』 해설서 의 ‘적선지가 필유여경, 적불선지가 필유여앙(積善之家 必有餘慶, 積不善之家 必有餘殃 선행을 쌓으면 후손에라도 반드시 복이 미치고, 악행은 반대로 재앙이 꼭 미친다)도 이 인과사상을 이어받은 것이다.
저자 샤오샹젠은 인과사상이 자연법칙임을 설명하면서 ‘인과를 분명하게 이해하면 화와 복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와 사례로 『군서치요 ·춘추좌씨전』 등 여러 고전에 들어 있는 인물열전을 발췌, 수록했다.
17장 중 하필 15장을 먼저 서평에 뽑은 이유는 누구나 선호하는 인생관이 각자 있는 법이라 15장이 필자 눈에 먼저 들어왔을 뿐 나머지 장들의 주제와 내용 모두 15장에 필적한다. 평소 저 ‘법칙’을 신봉해 사소한 적선이라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문제는 현재 상태가 그 대가로 복을 받은 상태인지, 앞으로 받을 것인지는 신의 영역이라 인간이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주역』도 『군서치요』도 결국 이렇게 부족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인간의 노력 중 매우 고급스러운 노력 아니겠는가.
마지막 제17장은 『군서치요』를 학습하고 실전에 응용해 이로움을 얻을 방법론을 알려준다. 참으로 친절한 책이다. 먼저 “선대 현자들의 가르침에 믿음을 가져라. 지난 일을 잊지 않는 것은 나중 일의 스승이 된다. 부단히 변하는 형세를 살펴서 취사 선택에 순서가 있어야 하고, 변화에 순응해야 오래도록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다”는 『군서치요 ·사기』의 가르침을 이해하는 것부터 방법론은 시작된다. 17장이 모두 리더에게 주옥같은 훈수로 가득 찼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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