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4곳은 번 돈으로 이자도 못내는 '좀비기업'..10년래 최대

서혜진 2024. 6. 1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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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번 돈으로 이자 갚기조차 힘든 기업이 10곳 중 4곳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이자보상비율 500% 이상 기업 비중은 2022년 38.9%에서 2023년 31.7%로 줄었다.

강 팀장은 다만 "올해는 전반적으로 금리 부담이 완화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되면서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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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3년 기업경영분석 결과 발표
한국은행은 지난 4월 경상수지가 2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지난해 4월(-13억7000만 달러) 이후 12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오전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번 돈으로 이자 갚기조차 힘든 기업이 10곳 중 4곳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3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외부감사대상 비금융 영리법인 3만2032곳 중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40.1%로 나타났다. 1년 전(34.6%)보다 5.5%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통계작성을 시작한 2013년 이후 최고치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로 100%보다 낮으면 벌어들인 돈보다 갚아야 할 이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이같은 상황이 1년간 나타나면 '일시적 한계기업', 3년간 이어지면 '한계기업' 또는 '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이자보상비율 500% 이상 기업 비중은 2022년 38.9%에서 2023년 31.7%로 줄었다.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219.5%로 전년(443.7%)보다 크게 하락했다. 영업이익률 하락과 금융비용부담률 상승 영향이다.

강영관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기업들의 차입금 평균 이자율이 상승하고, 금융비용 부담률도 상승한 데 반해 매출영업이익이 하락하면서 이자보상비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마진을 보여주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3.8%로 전년(5.3%)보다 1.5%포인트(p) 낮아졌다.

제조업이 전자·영상·통신장비, 석유정제·코크스, 화학물질·제품을 중심으로 전년보다 3.1%p 떨어진 3.2%를 기록했다. 반면 비제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전기가스업의 적자폭이 크게 축소되면서 전년보다 0.3%p 상승한 4.4%를 보였다.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도 모두 나빠졌다.

먼저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2022년 16.9%에서 지난해 -2.0%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지난 2020년(-3.2%), 2015년(-2.4%)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제조업은 전자·영상·통신장비, 석유정제·코크스를 중심으로 2.7%, 비제조업은 운수·창고업,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1.2% 각각 매출액이 줄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18.1→-2.8%)과 중소기업(12.3→1.4%)의 매출액 증가율이 모두 떨어졌다.

연간 총자산증가율도 2022년 7.8%에서 지난해 5.4%로 낮아졌다.

수익성 지표를 살펴보면 지난해 기업들의 영업이익률(3.8%)과 세전 순이익률(4.4%)은 전년(5.3%, 5.1%)보다 모두 하락했다.

이 중 영업이익률은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제조업은 영업이익률이 6.3%에서 3.2%로, 세전 순이익률이 5.1%에서 4.4%로 각각 하락했다. 비제조업은 영업이익률이 4.1%에서 4.4%로 올랐으나, 세전 순이익률이 3.7%에서 3.6%로 떨어졌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부채 비율은 2022년 105.0%에서 지난해 102.6%로 다소 낮아졌고, 차입금 의존도(28.8%)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강 팀장은 다만 "올해는 전반적으로 금리 부담이 완화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되면서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석유 정제나 화학, 1차 금속 업종은 부진할 수 있고, 부동산 경기 부진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확대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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