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군단에 홈런 치는 유격수가 2명이나 있다…22세 동갑내기의 미래, 제로섬 아닌 공존이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홈런 치는 유격수들의 미래는.
NC 다이노스는 5월30일에 키움 히어로즈에 2025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와 3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내야수 김휘집(22)을 데려왔다. 이로써 NC는 홈런을 칠 수 있는 두 명의 유격수를 보유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김주원(22)과 김휘집은 동갑이다.
강인권 감독이 직접 찍은 트레이드였다. 팀 타선에 부족한 장타력을 보강하고, 유격수 김주원-2루수 박민우-3루수 서호철은 물론 외야까지 건전한 긴장감을 불어넣고 싶었다. 현실적으로도 박민우는 어깨 이슈로 풀타임 2루수가 쉽지 않다. 간혹 지명타자를 맡거나 1루수 겸업도 준비 중이다. 김주원과 서호철도 체력을 안배할 필요도 있다.
실제 강인권 감독은 김휘집 영입 후 다양한 조합으로 라인업을 꾸리고 내야를 구성한다. 11일 창원 KT 위즈전서는 박민우가 지명타자, 서호철이 2루, 김휘집이 3루로 갔다. 김휘집이 사실 이적 후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건 3경기에 불과하다. 김주원은 유격수 외의 포지션은 맡지 않는다.
타선의 펀치력을 위해선 김주원과 김휘집이 공존하는 게 맞다. 그렇다면 김휘집이 3루로 이동하는 게 이상적이다. 사실 김휘집은 키움에서도 3루수로 뛴 시간이 길었다. 그런데 이럴 경우 서호철의 출전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정확한 타격을 하는 서호철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0.361이다. 이렇듯 김주원과 김휘집, 두 거포 유망주 내야수의 미래는 제로섬보다 공존이다.
결국 관건은 두 사람의 타격 포텐셜이 언제 제대로 터지느냐다. 김휘집은 11일 KT전서 1-3으로 뒤진 2회말 무사 1루서 KT 우완 한차현의 슬라이더가 약간 바깥으로 빠져나갔음에도 잡아당겨 동점 좌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이런 모습이 지속적으로 나와야 하는데, 김휘집은 이적 후 최근 10경기서 타율 0.156 2홈런 4타점 5득점이다. 홈런 외에 단타 세 개가 전부일 정도로, 아직은 확실하게 터지지 않는다. 사실 키움에서도 확실하게 타격 포텐셜이 터진 건 아니어서, NC도 인내가 필요해 보인다.
단, 김휘집에게 NC가 매력적인 건 지속적인 기회 제공이다. 키움은 이미 이재상, 고영우 등 후배들도 치고 올라오고 있었고, 송성문이 맹활약 중이라 김휘집의 입지가 어정쩡했다. NC에서 장기적으로 고정 포지션을 갖는 게 중요하지만, 일단 타격 기회를 꾸준히 잡는 건 의미 있다. 포지션 정리는 고민해볼 부분이긴 하다.
김주원은 극적으로 1할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최근 10경기서 타율 0.125로 또 하락세다. 시즌 성적은 63경기서 타율 0.201 5홈런 24타점 26득점 OPS 0.653. 2022시즌 중반부터 사실상 붙박이로 기회를 잡지만 기대보다 터지지 않는 건 사실이다. 김휘집이라는 자극제가 왔지만, 수비 안정감 측면에서 주전 유격수 위상은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올 시즌 수비 하나만 놓고 보면 리그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김주원과 김휘집이 동시에 터지고, 궁극적으로 중심타선까지 책임질 수 있다면 NC 라인업의 무게감도 확연히 달라질 전망이다. 베테랑 교타자 3인방(손아섭, 박건우, 박민우)과 유망주 거포들, 포수 김형준과 교타자 서호철까지. 큰 틀에서 볼 때 NC 타선은 리툴링 중이다. 최상의 시나리오에 대한 답은 나왔고,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인내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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