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력망부터 통신·물·데이터·운영도구까지 다중화

전혜인 2024. 6. 1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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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카카오 데이터센터
렉 4000개·서버 12만대
주전력 100% 예비망 구축
화재·재해 대비 최고수준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경. 카카오 제공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종합상황실. 카카오 제공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서버실. 카카오 제공
태양광 패널이 있는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옥탑 전경. 카카오 제공

"할 수 있는 이중화는 다 했습니다. 우리보다 이중화를 많이 한 데이터센터는 없을 겁니다."

카카오가 지난 11일 처음으로 언론에 '데이터센터 안산'을 공개했다.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 위치한 이곳은 연면적 4만7378㎡의 하이퍼스케일 규모로 4000개의 렉과 총 12만대의 서버를 운용할 수 있다.

폐쇄적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처음 방문한 데이터센터는 개방성이 돋보였다. 카카오는 지역사회 및 대학과의 소통을 위해 운영동과 전산동을 분리하고, 운영동의 일부는 안산 시민과 한양대 에리카 학생들을 위해 개방했다. 카카오에게도 큰 도전이었으나, 오히려 일부를 개방함으로써 전산동의 안전성과 보안에 더욱 신경을 쓰는 설계를 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운영동 5층에는 서버동의 상황을 확인하는 종합상황실이 있다. 종합상황실은 서버동에서 발생하는 수십만 개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위험 요인을 분석한다. 위험 요소를 발견하면 즉시 알람이 발생하고, 이를 판단해 상황실 또는 현장에서 조치가 진행된다. 종합상황실이 있는 5층은 서버동의 3층으로 바로 연결된다. 출입을 위해서는 출입증 인식과 정맥 인식 등 보안을 거쳐야 한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서버동은 1~2층의 전력 공급 기능과 3~6층의 서버실, 옥상의 태양광 설비 등으로 구성됐다.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것은 안정성과 안전성 확보를 위해 24시간 무중단 운영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전력회사로부터 전기를 공급받는 전력망부터 서버에 전기를 최종 공급하는 전 과정, 통신사로부터 서버까지 통신을 제공하는 과정, 냉수 공급망까지 모든 운영설비를 이중화했고 데이터와 운영도구도 다중화했다"며 "일부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해도 불편을 최소화하고 복구 시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전력 공급 중단에 대비해 주전력의 100% 용량에 해당하는 전력을 즉시 공급받을 수 있는 예비 전력망을 마련했다. 두 곳의 변전소 모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비상 발전기를 통해 전력 중단없이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데이터센터간 연결과 안정성도 신경 썼다. 서비스가 이뤄지는 주 데이터센터 외에 물리적으로 이격된 최소 두 곳의 데이터센터에 데이터와 운영도구의 사본을 만들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삼중화까지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를 설계하고 실제 건설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이것까지도 이중화를 하냐'는 말이었다"며 "최첨단의 기술보다는 안정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데 목표를 뒀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진, 홍수, 태풍 등 각종 재해에도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강력한 재난 설계를 적용했다. 국내 원자력발전소 내진설계 기준에 준하는 수준의 설계를 적용하며, 안산시 지역의 최대 풍속을 감안해 28㎧ 강풍도 견딜 수 있게 대비했다. 침수 가능성에 대비해 배터리, UPS 등 주요 설비를 모두 지상층에 배치하고, 지상 1층 바닥을 주변 지표면보다 약 1.8m 높게 설계했다.

특히 화재 대응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게 카카오 측의 설명이다. 무정전전원장치(UPS)실과 배터리실을 방화 격벽으로 분리 시공하고 모든 전기 판넬에 온도 감지 센서를 설치해 이상 온도 상승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에 대비해 4단계에 달하는 자체적인 화재대응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현재 특허 출원했다.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안산 설계 초기 단계부터 안정성과 더불어 친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특히 데이터센터에서 전력과 함께 가장 많이 사용되는 물 자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했다.

카카오는 "물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계절 변화에 맞춰 3가지 모드로 운전하는 고효율 '프리쿨링' 냉각기 시스템을 적용했다"며 "보충수 재활용을 통해 일반 데이터센터 대비 상하수도 비용을 약 98%까지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서버 냉각 시 발생하는 폐열 재활용과 태양광 패널 활용 등으로 전력 사용의 효율화도 꾀하고 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에너지 효율화 기술 활용과 에너지 절감형 건축 적용을 인정받아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서 1등급, 녹색건축 인증 최우수 등급 인증서를 받은 바 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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