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만든 신경세포, 파킨슨병 치료 길 열렸다

DGIST, 관절염 치료제로 이식 세포 사멸 막아

김태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학제학과 융합전공 교수 연구진이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 뇌에 이식한 줄기세포가 이식 후 사멸하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밝히고 임상에 적용해 줄기세포의 생존율을 높일 방법을 개발했다./pixabay

국내 연구진이 퇴행성 뇌 질환인 파킨슨병의 치료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난치성 파킨슨 환자가 줄기세포 치료제 혜택을 볼 날이 더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학제학과 융합전공 교수 연구진은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 뇌에 이식한 줄기세포가 사멸하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밝히고, 줄기세포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까지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셀(Cell)’에 온라인 게재됐다.

파킨슨병은 근육의 무의식적인 운동을 담당하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줄어들면서 손발이 떨리고 걸음걸이가 무거워지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최근 줄기세포로 만든 새로운 도파민 신경세포를 환자의 뇌에 이식하는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도파민 신경세포 이식의 안전성 문제와 이식한 세포가 대부분 사멸하는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

연구진은 유전자를 하나씩 바꿔가면서 이식한 신경세포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아봤다. 그 결과 ‘TNF(종양 괴사 인자)-NFκB-p53′ 신호전달 체계가 이식한 세포의 사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근거로 이식한 세포를 살릴 방법도 찾았다.

연구진은 미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휴미라로 이식한 도파민 신경세포의 생존율을 높였다. 휴미라는 대표적인 TNF 억제제이다. 파킨슨병에 걸린 생쥐는 한 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맴도는데, 휴미라를 투여하고 신경세포를 이식하자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을 확인했다.

김태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 치료용으로 이식한 줄기세포가 사멸하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순수 도파민 신경세포의 이식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까지 발견했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성 뇌 질환에 대한 세포 치료제 개발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2021년 줄기세포에서 환자에 이식할 수 있는 도파민 신경세포를 만드는 방법을 국제 학술지인 ‘셀 스템 셀(Cell Stem Cell)’에 발표했다. 현재 미국에서 파킨슨병 환자 12명이 해당 방법으로 만든 신경세포를 이식받는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있다.

참고 자료

Cell(2024), DOI: https://doi.org/10.1016/j.cell.2024.0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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