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싸다 했더니…알리·테무의 '숨겨진 계획' [더 머니이스트-조평규의 중국 본색]
테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상품의 가격을 보면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상품이 재료비보다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조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파는 상품은 품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래 투자 위주의 발전 모델로 성장한 나라입니다. 중국 지방 공무원의 평가는 관할지역 경제 성장을 가장 큰 평가 기준으로 삼습니다. 이 때문에 임기 내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는 대규모 인프라 건설이나 대규모 생산기지 건설에 매진합니다. 중국 곳곳에 설치된 수많은 각종 개발구는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과잉 투자도 벌어졌습니다.
중국산 상품의 저가 공세는 과잉 투자와 과잉 생산 그리고 내수 부진 이라는 중국의 구조적 문제점에 기인합니다. 제조시설을 놀리는 것보다, 고정비를 충당하기 위해 생산을 지속하는 것이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질 낮은 저가의 상품이 제조되는 생태계가 조성됐습니다.
저가 공세 배경엔 중국의 과잉투자·과잉생산
저가 공세의 배경엔 유통망도 있습니다. 플랫폼 기업은 전략적으로 중소도시의 제조업체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중간 유통 비용을 없애 상품 가격을 내렸습니다. 또 중국은 선진국이 우편비용을 국가가 보조하는 체계를 이용하여 국제 물류비 절감의 혜택도 보고 있습니다.
이 틈새를 테무나 알리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계획된 적자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초저가 공세로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중국 외 지역의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했기 때문입니다. 공급망이 중국에 점차 예속되자 세계는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중국의 과잉생산은 세계 경제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정상적인 경쟁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며 중국의 과잉생산에 대해 유럽을 포함 세계가 관세인상 등 공동 대응에 동참을 촉구했습니다.
최근 이탈리아 스트레사에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중국의 비시장적 정책과 관행이 가져온 과잉생산 문제에 우려를 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원칙에 따라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과잉 생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습니다. 중국은 부동산 시장 폭락, 팬데믹 영향으로 경제 성장 동력이 꺾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률 5%를 달성하기 위해 과잉생산이 되더라도 제조 공장의 가동을 멈추지 않기로 결정한 듯합니다.
중국은 일부 품목에 대해 과잉생산 문제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과 유럽이 '중국의 기술 패권 자립을 견제하기 위해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중국은 신에너지 산업 부문은 오히려 생산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며, 자국의 경제 모델과 산업 정책을 변경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아울러 과잉생산은 '중국의 특수한 경제발전 모델'이라고 주장합니다. 전기차 부문은 보조금에 의지하지 않고 경제 정책과 기술혁신, 생산 및 공급망 시스템의 완성, 시장경쟁을 통해 발전한 결과라며 국제적인 비판을 강력히 반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입장을 고려하면 중국의 과잉생산과 ‘계획된 적자 전략'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중국 과잉생산, 초저가 상품 습격 대비책 세워야"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해 관세인상 방안을 발표하자, 중국은 자국의 정당한 이익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임을 공언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자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가 고관세를 부과하면,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중국도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수정관세법을 이미 통과시켰습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은 미국 편만 들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중국과 갈등이 커지면 자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유럽 주요국들은 겉으로는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지만, 물밑에서 자국 이익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중국은 우리 수출의 1, 2위를 다툴 정도로 경제적 연결망이 밀접한 나라입니다. 중국의 과잉생산과 초저가 상품의 무분별한 습격이 우리에게 미치는 부작용에 대한 대비책과 전략이 시급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평규 경영학 박사 /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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