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타워 '자동신고' 전원 꺼놓아 불 난 뒤 17분 만에 신고

자동 작동하는 배연설비도 신고 5분 뒤 직원이 수동 가동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제주도 최고층 38층 건물인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이하 드림타워) 6층 사우나실 화재 당시 자동으로 119에 화재 사실을 알리는 속보설비 전원이 꺼져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드림타워 측이 '자동화재 속보설비' 기능을 정지시켜 지난 9일 드림타워 6층 여성 사우나실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화재 사실이 소방서에 자동으로 전달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 119 신고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비상벨도 울리지 않았다.

화재 신고는 건물 화재 감지기가 최초 불을 감지한 시점보다 17분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자동화재 속보설비'는 화재 감지기가 연기나 열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경보를 울림과 동시에 119에 신고하는 소방시설이다.

드림타워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지만 오작동이 빈번하게 발생해 불필요한 출동이 잦아지자 2022년 10월 소방법 개정으로 30층 이상 고층 건물에 자동화재 속보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할 필요는 없게 됐다.

다만, 기존에 설치된 설비 철거를 원할 시 관할 소방서에 신청서를 제출한 뒤 내부 검토 후 가능하며, 철거하지 않을 시에는 정상적으로 유지관리해야 한다

아울러 화재 당시 자동으로 작동해야 할 배연 설비도 화재 신고로부터 5분이 지나서야 직원에 의해 수동으로 가동됐던 사실도 드러났다.

소방 당국은 화재 당일 있었던 소방시설 점검 후 관련 설비를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지 않아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9일 오후 7시 12분께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 6층 여자 건식사우나실에서 불이 나 9.91㎡ 크기의 사우나실이 불에 탔고, 사우나 이용객과 객실 투숙객 등 2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또 드림타워 직원 등 16명이 연기흡입으로 치료받았다.

소방 당국은 인원 47명과 장비 17대를 동원, 화재 발생 15분 만인 오후 7시 27분께 진화작업을 완료했다.

총 객실 1천600실 규모의 드림타워는 최근 들어 1천실가량이 판매되고 있으나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저녁 시간대에 일요일이어서 투숙객은 비교적 적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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