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가장 쉬운 자외선 차단 방법”

임태균 기자 2024. 6. 1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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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자외선 노출땐 백내장 등 안질환 발병 위험 증가
선글라스 무조건 어두운 것보다 자외선 차단율 중요

한여름 따가운 태양을 피하고 눈의 피로를 덜어내는 데 있어 선글라스만 한 아이템도 없다. 패션 아이템으로도 제격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선글라스는 특히 여름철 해변이나 휴양지에서 멋을 내기 위한 아이템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그래선지 도심 혹은 동네에서 선글라스를 착용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없을 뿐더러 가끔 만나더라도 유난을 떤다는 시선으로 바라보곤 한다. 그러나 선글라스는 백내장 등 안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진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 가운데 하나다. 자외선이 눈 건강에 끼치는 영향과 올바른 선글라스 착용 방법을 살펴본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맑은 날이나 흐린 날이나 외출 시엔 선글라스 착용해야=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C(100~280nm) ▲UV-B(280~315nm) ▲UV-A(315~400nm)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눈 건강을 위해 신경 써야 할 자외선은 UV-B(중파장)와 UV-A(장파장)다. UV-C는 대부분 오존층에서 흡수돼 지표에 도달하지 못한다.

반면 피부에 깊게 침투하는 UV-A는 각막은 물론 수정체와 망막까지 침투한다. 또 짧은 시간에 피부 표면에 화상을 입히는 UV-B는 대부분 각막에만 흡수되지만, 눈에는 더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UV-B는 99% 이상, UV-A는 50% 이상 차단하는 선글라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에 노출돼 발생하는 대표적인 안질환은 백내장이다. 수정체가 자외선에 노출되면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수정체의 변성을 유발하고 이는 백내장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자외선과 황반변성 간의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자외선이나 푸른빛처럼 파장이 짧은 광선은 황반변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망막 내의 망막색소상피층에 유의한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구건조증도 자외선과 연관성이 깊다.

김용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자외선은 맑은 날이나 흐린 날을 가리지 않고 항상 지표면에 도달하기 때문에 날씨와 상관없이 외출할 때는 항상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구름이 낀 날은 자외선이 산란, 반사돼 맑은 날보다 더 강할 수 있기 때문에 흐린 날 자극감이나 눈부심이 없더라도 자외선 차단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선글라스 렌즈의 자외선 차단율 살펴야=선글라스 렌즈 색깔이 진할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은 것은 아니다. 렌즈 색상이 진할수록 눈부심이 감소하는 건 맞지만 자외선 차단과는 관계가 없다. 오히려 렌즈 색만 짙고 자외선 차단율이 낮은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빛의 양을 늘리기 위해 동공은 확장되고 자외선 노출은 증가해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컬러 농도가 75~80% 정도로 사람 눈이 들여다보이는 렌즈를 추천한다.

김용찬 교수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안경과 선글라스는 대부분 자외선 차단 기능이 갖춰져 있지만, 선글라스의 자외선 차단율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떨어진다”며 “소유하고 있는 선글라스의 UV 코팅이 벗겨진 건 아닌지 살펴보고 차단율이 떨어진 선글라스는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린이나 청소년같이 시력 발달에 예민한 시기에는 선글라스의 선택에 보다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유아기는 시력이 계속 발달하는 성장기라 성인보다 수정체가 투명해 자외선이 더 깊게 침투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선글라스를 장시간 쓰면 오히려 시력 발달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김용찬 교수는 “사람의 시력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어느 정도 완성된다”며 “어린이나 청소년은 자외선이 강한 시간대에 선글라스를 착용하도록 하되, 활동이 많은 아이라면 안전을 위해 파손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카보네이트 재질로 된 렌즈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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