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하루에 100억건 오갑니다”...초대형 데이터센터 ‘이곳’ 첫 공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 구축
1초에 트래픽 50만건 발생
다중 복제·시스템 이중화로
‘24시간 무중단’ 운영 가능
먹통 막는 자체 시스템 개발
고효율·친환경 냉각 기술로
상하수도 비용 약 98% 절약
카카오가 지난 11일 경기 안산 한양대학교 에리카(ERICA) 캠퍼스에 위치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프레스 밋업’ 행사를 열고 첫 자체 데이터센터를 공개했다.
그동안 카카오는 경기 판교 소재 SK C&C 데이터센터(IDC) 등을 임차해 사용해왔다. 그러나 날을 거듭할수록 급증하는 서비스 트래픽 수요를 감당하고, 인공지능(AI) 등 관련 클라우드 사업 확장 등에 대응하기 위해선 자체 IDC가 필수적이라고 카카오는 판단했다. 카카오는 2018년 첫 IDC 건립을 결정했고, 2020년 드디어 경기 안산에 있는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부지를 낙점하게 됐다.
지난해 9월 준공 이후 올해 1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연면적 4만7378 제곱미터의 하이퍼스케일(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규모를 갖추고 있다. 건물은 크게 운영동과 전산동으로 구분되며, 서버가 위치한 전산동은 약 3만제곱미터 규모를 갖추고 있다. 여기엔 4000개의 랙, 총 12만대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6EB(엑사바이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이날 기준 데이터센터 안산에는 서버 수용량의 약 10%가 채워졌다. 카카오는 끊김 없는 서비스를 위한 다중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고, 향후 데이터센터 안산이 주축이 돼 순차적으로 트래픽 발생에 대응할 서버도 함께 확충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다음주부터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도 데이터 센터 안산을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다.
이를 1초 단위로 환산해 보면, 초당 50만건의 트래픽이 발생하고 매 초 4만5000건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발송된다. 카카오는 이러한 카카오톡의 트래픽 수준이 월드컵 경기장에 있는 관중 모두가 1초 단위로 계속해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신아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통신사업자도 아닌 단일 IT 회사에서 이 정도의 트래픽을 365일, 24시간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조차도 막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면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을 통해) 앞으로도 카카오는 서비스 사용자의 중요한 연결의 순간들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회사로부터의 전기를 공급받는 전력망부터 서버에 전기를 최종적으로 공급하기까지의 전 과정 △통신회사에서 서버까지 통신을 제공하는 과정 △냉동기부터 서버실까지의 냉수 공급망 등 운영설비를 이중화한 것은 물론이고 데이터와 운영도구 등도 다중화했다.
가령 일부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용자가 체감하는 불편을 최소화하고, 복구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킬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는 게 카카오 측 설명이다.
대규모 서버를 차질 없이 운영할 수 있는 무정전 전력망도 갖췄다. 전력 공급 중단에 대비하기 위해 주전력의 100% 용량에 해당하는 전력을 즉시 공급받을 수 있는 예비 전력망을 마련했고, 두 곳의 변전소 모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비상 발전기를 통해 전력 중단 없이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간 연결과 안정성을 강화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서비스가 이뤄지는 주 데이터센터 외에 물리적으로 이격된 최소 두 곳의 데이터센터에 데이터와 운영도구의 사본을 만들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삼중화까지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화재 조기 진화를 위한 대응 시스템 마련에 중점을 뒀다. 무정전전원장치(UPS)실과 배터리실을 방화 격벽으로 분리 시공하고 모든 전기 판넬에 온도 감지 센서를 설치해 이상 온도 상승 시 즉각 대응하게 설계했다.
특히 화재 진압이 매우 어려운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에 대비해 화재대응시스템을 자체 개발 및 적용했으며, 해당 시스템은 현재 특허 출원했다.
카카오가 개발한 화재 대응 시스템은 4단계로 이뤄졌다. 우선 배터리에서 화재 발생 시 내부 감시 시스템이 이를 자동으로 감지해 화재의 영향이 있는 배터리의 전원을 차단하고, 방염천 등으로 화재 전이를 막는다.
이후 단계적으로 소화 약제를 분사해 초기 진화를 시도하고, 방수천을 올려 냉각수를 지속적으로 분사해 발화 원천을 차단한다. 이를 통해서도 불이 꺼지지 않으면 소방서와 연계해 데이터센터 맞춤형 화재 진압을 하게 된다.
지진 대응을 위해 특등급의 내진 설계도 적용했다. 이는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내진설계 기준에 준하는 수준으로, 리히터 6.5이상의 강진을 견딜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이 밖에도 안산시 지역 최대 풍속을 감안해 28m/s의 강풍도 견딜 수 있도록 대비했다.
홍수 피해로부터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지상 1층 바닥을 주변 지표면보다 약 1.8미터 가량 높이 설계했고, 서버와 배터리, UPS 등 주요 설비도 모두 지상층에 배치해 침수 가능성에 대비한 것도 특징이다. 평균 해발 고도 10m 지역에 자리잡고 있고, 시화방조제로부터 직선거리로 18km 이상 떨어져 있어 해일 발생 때도 안정적인 데이터센터 운영이 가능하다.
일례로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안산에 물의 효율적인 사용을 평가하는 ‘물효율지수’(Water Usage Effectiveness·WUE)를 도입해 관리하고 있다. 물효율지수를 높이기 위해 계절의 변화에 맞춰 3가지 모드로 운전하는 고효율 프리쿨링(Free Cooling) 냉각기 시스템을 적용했고, 빗물과 비상시를 위해 구비해두는 보충수는 조경용수, 소방용수 등으로 재사용해 일반적인 데이터센터 대비 상하수도 비용을 약 98%까지 절약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데이터센터 안산은 고효율 장비, LED를 사용해 전기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한 것은 물론이고 서버를 냉각하고 발생한 폐열을 난방에 재사용하고, 태양광 패널을 외장재 및 옥상에 설치해 전력을 확보하는 등 전력 사용도 효율적으로 하고 있다.
그 결과 데이터센터 안산의 ‘전력효율지수’(Power Usage Effectiveness·PUE)‘는 1.3 이하로,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가 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국내 데이터센터 PUE 평균인 1.91보다 낮은 수치다.
외벽 전체도 모두 태양광 패널로 이뤄져 있다. 데이터센터 안산이 에너지 효율화 기술 활용 및 에너지 절감형 건축 적용을 인정받아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서 1등급, 녹색건축 인증 최우수 등급 인증서를 받은 배경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대표적으로 서버룸의 냉각 온도를 23도에서 27도까지 단계적으로 높여 나가는 등 에너지 절감을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데이터센터 안산의 일부 공간은 지역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산속 깊숙이 인적이 드문 자리에 위치한 일반적인 IDC와 달리 데이터센터 안산은 대학 캠퍼스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띈다. 데이터센터 안산을 1개의 건물이 아닌 운영동과 전산동으로 나눈 것도 이 때문이다. 운영동 일부 공간은 한양대 ERICA캠퍼스와 산학협력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됐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이 자리에서 “카카오의 서비스들이 전 국민의 일상을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있는 만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어떠한 재해와 재난에도 멈추지 않는 안전한 데이터센터를 목표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을 만들었다”면서 “앞으로 카카오가 선보일 새로운 서비스와 10년 뒤의 기술과 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인프라에 적극 투자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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