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훈, 박성한 이어 이번에는 2루수? SSG 센터라인 리빌딩 ‘우등 졸업’하나

김태우 기자 2024. 6. 1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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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수주 모두에서 출중한 재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박지환은 신인 시즌부터 남다른 잠재력을 보여주며 팀의 장기적 희망으로 떠올랐다 ⓒSSG랜더스
▲ 최지훈의 등장부터 시작된 SSG의 센터라인 리빌딩은 순조롭게 그 흐름을 이어 가고 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각 구단들이 팀 야수 리빌딩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로 이어지는 이른바 ‘센터 라인’이다. 이 허리가 든든하게 서야 나머지 살을 붙일 수 있다. 특히 이 포지션은 외국인 선수로 메우기도 쉽지 않고, 설사 쓴다고 해도 장기적인 대안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에 더 그렇다.

오랜 기간 야수진 리빌딩을 놓고 시행착오를 겪었던 SSG는 근래 들어 이 과업을 ‘우등 졸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어려웠던 이 과제가, 한 번 풀리기 시작하자 갑자기 진도가 빨라지는 양상이다. 그것도 모두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미래의 부담이 줄어들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2020년 2차 3라운드(전체 30순위) 지명을 받은 최지훈(27)이 김강민(한화)의 후계자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2020년과 2021년부터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최지훈은 팀이 전략적으로 밀어주는 유망주였다. 2020년 팀이 최악의 시즌을 보내는 와중에 127경기에 나가 경험을 쌓았고, 2021년과 2022년 성적이 꾸준하게 상승하면서 이제는 국가대표팀 외야수로도 자리를 잡았다.

빠른 발과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가지고 있는 최지훈은 2021년 136경기에서 타율 0.262를 기록하며 계속해서 경험을 쌓았고, 2022년에는 144경기 전 경기에 나가 타율 0.304, 10홈런, 31도루를 기록하면서 정상급 외야수로 공인됐다. 지난해와 올해도 팀의 주전 중견수로 활약하고 있다. 추신수가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는 상황에서 리드오프 시험도 거치고 있다. 올해 타율(.273)은 지난해(.268)와 큰 차이는 없지만 출루율(.352)은 지난해(.315)보다 크게 오르면서 분전하고 있다.

한때 ‘나는 유격수’ 오디션을 본다고 할 정도로 마땅한 적임자가 없어 오랜 기간 팀의 고민 지점이었던 유격수에는 2021년 박성한(26)이 등장하면서 한시름을 놨다. 2017년 팀의 2차 2라운드(전체 16순위) 지명을 받았던 박성한은 뛰어난 수비력과 선구안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기대를 모았다. 다만 경력 초기에는 몇몇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 다녀온 직후에도 이 문제가 잘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2021년 팀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잡아 3할(.302)을 치면서 팀의 문제를 일거에 해소한 영웅이 됐다. 2021년 시즌 초반 숱한 실책에도 불구하고 김원형 당시 감독의 인내 속에 자리를 잡아 공·수 모두에서 대활약했다. 박성한은 2022년도 3할에 가까운 타격(.298)을 보여주며 유격수를 자신의 자리로 굳혔고, 올해 65경기에서도 타율 0.285와 한층 더 성장한 수비력까지 보여주며 골든글러브를 노려볼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

미래의 답이 없는 것 같았던 중견수·유격수 포지션에서 국가대표팀 선수를 배출한 SSG는 이제 2루에서도 희망을 보고 있다. 여러 선수들이 경쟁하며 역시 적임자가 마땅치 않았던 2루수 포지션에서 고졸 신인 박지환(19)의 재능이 주머니를 뚫고 나오는 기미가 있어서다. 올해 1라운드 전체 10순위, 야수로는 가장 먼저 호명된 세광고 출신의 박지환은 출전 기회 때마다 강한 인상을 남기면서 팀 차세대 2루수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 박성한은 SSG의 10년 가까운 고민이었던 유격수 문제를 일거에 해결한 귀중한 전략 자산이다 ⓒSSG랜더스
▲ 11일 인천 KIA전에서 끝내기 안타 포함 3안타 3타점 대활약으로 팀을 승리로 이끈 박지환 ⓒSSG랜더스

투구에 공을 맞아 한 달 이상 빠진 탓에 올해 1군에서는 14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이 14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가공할 만하다. 14경기에서 타율 0.368, 1홈런, 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55의 맹활약으로 당분간은 주전 2루수로 계속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공·수·주 모두에서 그릇이 크다는 평가로 부상 악재에도 굴하지 않고 복귀 후 장타까지 쳐 내며 맹활약하고 있다. 11일 인천 KIA전에서는 끝내기 안타를 포함해 3안타 3타점 대활약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그간 2루수 포지션에서 산발적으로 활약을 보여준 선수는 많았지만, 박지환처럼 여러 장점이 시작부터 드러나는 선수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괜히 팀이 박지환을 전략적으로 밀어주는 게 아니다. 시행착오야 있겠지만 박지환이 2~3년 내에 확실하게 2루에 자리를 잡는다면 중견수·유격수·2루수 포지션이 모두 해결된다. 포수에도 조형우라는 좋은 재능이 있는 만큼 여기서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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