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카톡 먹통은 없다"···카카오가 공개한 '비장의 무기'는
전기·통신 등 이중화로 안정성 극대화
화재 대응 시스템 자체 개발, 특허 출원
친환경·지역사회와의 상생에도 방점
정 대표 "AI 대응 위해 제2 IDC도 준비 중"
“카카오(035720)에게 잊혀지지 않는 날들이 있습니다. 내부에서는 ‘1015 사태’라고 부르는 2022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입니다. 트라우마와도 같은 뼈 아픈 경험이지만 이런 장애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사명감을 갖고 가장 안전한 데이터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 앞에 선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11일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 내 위치한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프레스 밋업 행사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지난 2022년 10월 15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주요 서비스 먹통이 장시간 이어졌던 ‘1015 사태’를 발판으로 삼아 카카오의 첫 자체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인 데이터센터 안산은 설계 과정부터 안정성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센터 안산은 연면적 4만 7378㎡로, 4000개의 랙(Rack·선반)과 총 12만 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 규모를 자랑한다.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6엑사바이트(E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데이터센터 안산을 소개하며 가장 내세운 키워드는 ‘안정성’이다. 정 대표는 “카카오에게 데이터센터는 전 국민 일상에 녹은 카카오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핵심 자산”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가장 안전한 데이터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870만 명으로 월 평균 수발신량만 100억 건에 달한다. 대다수의 국민이 매일 200건 이상의 카카오톡을 주고 받는 셈인데 이를 초 단위로 환산하면 1초마다 50만 건의 트래픽이 발생하고, 매 초마다 4만 5000건의 메세지가 발송된다. 이에 많은 트래픽을 감당하면서도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정성에 방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전력·통신·냉방 등 데이터센터 안산의 전 시스템을 이중화했다. 또한 대규모 서버를 차질 없이 운영할 수 있는 무정전 전력망을 갖췄으며, 데이터센터간 연결을 강화해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주 데이터센터 외에 물리적으로 이격된 최소 두 곳의 데이터센터에 데이터와 운영도구의 사본을 만들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또한 화재 대비를 위해 화재 진압이 어려운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자체 개발·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현재 특허 출원 중이다. 이 외에도 지진 대응을 위해 특등급의 내진 설계를 적용했으며, 홍수 등 자연재해에 견딜 수 있는 설계를 도입했다. 정 대표는 “데이터센터 서버는 0.02초만 전력공급이 중단돼도 다운된다”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중화했고, 4단계에 걸친 화재 대응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친환경·상생’도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꼽았다. 카카오는 설계 초기 단계부터 친환경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물효율지수’를 도입해 관리 중이며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총 에너지 사용량을 30% 감소시키고, 연간 에너지 비용을 약 31억 원까지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데이터센터 안산에 산학협력공간을 마련했으며, 올 하반기부터는 안산 시민을 대상으로 데이터센터 투어도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카카오는 카카오데이터센터 안산에 이어 신규 데이터센터도 추진한다.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서비스 운영을 포함 미래 기술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데이터센터로 특화 설계할 계획이다.
고우찬 인프라기술 성과리더는 “앞으로 AI와 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서버를 활용하려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데이터센터 안산은 40메가와트(MW) 정도인데 제2의 데이터센터는 80MW 정도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 역시 “자체 데이터센터는 안산이 처음이지만 끝은 아니다”며 “제2의 데이터센터는 AI 기반 서비스와 미래 대응 기술을 목표로 현재 부지 선정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카카오가 선보일 새로운 서비스와 10년 뒤의 기술과 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인프라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산=양지혜 기자 hoj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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