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 키즈' 태권도 박태준 "파리올림픽, 겁 없이 달려들겠다"
"꼭 금메달 따서 롤모델 이대훈 코치님 한 풀겠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태권도는 올림픽 남자 최경량급인 58㎏급과 유독 인연이 없었다.
한국은 역대 13차례 치러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8㎏급에서 총 6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강한 면모를 이어왔지만, 올림픽에선 번번이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선 이대훈이 은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김태훈이 동메달을 획득했고, 2020 도쿄 올림픽에선 우승 후보 장준(한국가스공사)이 동메달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이제 이번만큼은 꼭 징크스를 깨야겠다며 새로 도전장을 낸 선수가 있다.
태권도 '초신성' 박태준(20·경희대)이다.
박태준은 최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꼭 금메달을 따서 (롤모델인) 이대훈 (대전시청)코치님의 한을 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태준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파리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작아 보였다.
해당 체급엔 한국 태권도의 간판 장준과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배준서(강화군청)가 버티고 있었다.
올림픽은 한 체급별에 국가당 1명의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박태준은 무서운 기세로 랭킹 포인트를 쌓아 세계태권도연맹(WT) 올림픽 랭킹 5위에 올랐고, 지난 2월 올림픽 랭킹 3위 장준과 2024 파리 올림픽 대표선발전 맞대결에서 2-0으로 승리해 올림픽 출전 선수로 뽑혔다.
박태준은 이전까지 장준과 6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는데, 인생 일대의 경기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박태준이 장준을 꺾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특별한 전략 구성에 있었다.
오른발잡이인 박태준은 평소 왼발을 앞에 위치하고 경기를 치렀는데, 선발전에선 오른발을 앞에 뒀다.
박태준은 장준을 꺾기 위해 일종의 모험을 택한 것인데, 전략이 적중하면서 생애 첫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과감한 묘수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박태준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남자 58㎏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난 기회가 찾아오면 그것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낸다"며 "이번 파리 올림픽도 준비한 전략이 있다. 겁 없이 달려들어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박태준은 초등학교 입학 전인 만 4살 때 동네 도장에서 태권도를 시작했다.
박태준은 태권도를 좋아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꾸준히 태권도 훈련을 했고, 초등학교 5학년 때 본격적으로 겨루기를 배웠다.
부모님께 튼튼한 몸을 물려받은 박태준은 선수들이 흔히 겪는 골절, 인대 부상을 한 번도 겪지 않았다.
문제는 정신력이었다. 반복 훈련에 지친 박태준은 어느 날 문득 운동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하던 초등학생 박태준은 부모에게 태권도를 그만두겠다고 '통보'했다.
박태준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겪은 가장 큰 고비였다"며 "당시 태권도를 가르쳐주셨던 김병주 코치님이 따로 불러 마음을 다시 잡을 수 있도록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김 코치님이 없었다면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올림픽 출전의 꿈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스승, 훌륭한 지도자를 만나 무럭무럭 자란 박태준은 국제무대에서 맹활약하던 이대훈 코치를 보며 올림픽 출전의 꿈을 키웠다.
박태준은 이대훈을 닮고 싶은 마음에 이 코치가 졸업한 한성고에 입학하기도 했다.
그는 "고교 시절부터 이대훈 코치님께 궁금한 점을 많이 여쭤봤다"며 "이 코치님은 직접 고등학교에 오셔서 각종 기술을 가르쳐주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엔 올림픽 준비 과정에 관해 많은 조언을 해주셨는데, 특히 멘털 관리를 강조하시더라. 이 코치님 조언대로 긴장감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태준은 이대훈 코치를 보며 꿈을 키웠고, 이제는 이대훈 코치의 한을 풀겠다며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 3차례 우승, 아시안게임 3연패 등 세계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던 이대훈 코치는 아쉽게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은퇴했다.
박태준은 "김병주 코치님, 이대훈 코치님 등 그동안 내 선수 인생에 영향을 주셨던 많은 분이 응원해주고 있다"며 "꼭 금메달을 따서 은혜를 갚고 싶다"고 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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