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박찬대에 "정청래 말처럼 법대로 빨리 국회 열어라"

[the300]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영업자 폐업자수 증가와 민생회복지원금의 필요성에 대해 발언하던 중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2024.6.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여야가 나머지 7개 상임위원회 구성을 두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정청래 최고위원 말처럼 관례도 합의도 다 좋지만 (협상이) 안 되면 법대로 해야 한다. 빨리 국회를 열어서 일하라는 게 국민 명령이고 국회법 취지"라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옆자리에 앉아있던 박 원내대표를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 10일 우원식 국회의장 협조를 받아 국회 본회의를 열고 국민의힘의 보이콧 속에서 18개 중 11개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출을 강행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군 간부들이 당직비·훈련비 등 기본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언론보도를 거론하는 데서 시작됐다. 그는 "우리 군 안에서 황당무계한 일이 발생했다"며 "보도에 따르면 군인들이 당직을 서고도 수당을 못 받는 등 온갖 수당을 못 받고 있다고 한다. 더 황당한 것은 정성호 민주당 의원실에서 관련 자료를 요청했는데 (군에서)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이런 문제들은 국회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국방위원회를 최대한 빨리 열어서 (군인들이) 국가를 지키면서도 보수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어느 규모인지 현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를 향해 "국방위가 아직 구성하지 못했지 않나. 하루가 급한 일이 아니냐"라고 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이 대표는 같은 자리에 있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과방위원장)인 최민희 의원, 법제사법위원장(법사위원장)으로 선출된 정청래 최고위원에게도 신속히 민생 현안을 챙길 것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과방위원장이 여기 계시는데 (어제) 신속히 업무를 진행하신 것은 잘하셨다"며 "법사위도 오늘 열린다는 데 법사위 소관 현안들을 처리하고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차 박 원내대표를 향해 "지금 나머지 7개 상임위에 대해 여당에 구성해달라고 독촉하는 데 반응이 없다는 데 언제까지 기다릴 것이냐. 법률상으로는 월요일(지난 10일)에 다 해야 하지 않았나"라며 "아까 말한 것처럼 민생 현안도 챙겨야 하고, 군인 수당이 밀린 것도 해결해야 하니 국방위를 포함해 미구성된 상임위도 신속히 원칙에 따라 처리하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정치·사회·경제 등 전반에 걸쳐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요 며칠 사이에 정부나 여당이 하는 행태를 보면 국민은 죽든 말든, 나라 경제가 망가지든 말든 (하는 것 같다.) 도대체 제대로 되는 게 없다"며 "권력을 줬더니 나라를 무슨 개인 사유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왜 벌집을 건드려서 군사 충돌 발생 가능성을 높이느냐. (그렇게 하면) 경기가 위축되고, 민생이 나빠지고, 일자리가 사라지지 않겠나"라며 "또 자영업 폐업자 수가 지난해 대비 11만명이 늘어서 곧 100만명이 된다고 한다. 이것은 또 어떻게 할 것이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원내에서 할 일이 많다. 자영업자 코로나19 대출금을 10년 장기반환 하도록 (법안을) 처리해주길 바라고, 어느 상임위 소관인지 모르겠으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도 최대한 신속히 처리해달라"며 "권력 놀음하느라 즐거운지 모르겠으나 권력 뒤에 수많은 사람이 죽느니 사느니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