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때문에 멀미나겠네”...인천 애물단지 월미바다열차 요금 75% 올린다

지홍구 기자(gigu@mk.co.kr) 2024. 6. 12. 10: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19년10월 개통 후 매년 60억원 적자
8월부터 최대 75% 올라
평일 1만1천원·주말 1만4천원
인천시민은 요금 인상 없이 8천원
월미바다열차. <인천시>
2019년 개통 후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인천 월미바다열차 요금이 8월부터 성인 기준 최대 75%가 인상된다. 요금이 오르면 연간 60억원인 적자 폭이 20억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는 전망했다.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는 월미바다열차 경영개선 및 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안을 수립했다고 12일 밝혔다.

월미바다열차는 인천 중구 월미도 일대 4개역 6.1㎞ 레일을 순환한다. 평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성수기(4월~10월) 주말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행한다. 한 번에 46명이 탑승하는 관광 궤도열차다.

월미도 관광특구 안에 있는 월미도, 8부두 친수공간, 개항장, 차이나타운 등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우여곡절 끝에 2019년 10월 도심형 관광모노레일로 개통했다.

그러나 지난해 59억원 등 개통 후 누적적자만 292억원에 달해, 연평균 60억원의 적자가 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콘텐츠 부족, 작은 탑승 정원과 소규모 운행 횟수, 관광형 모노레일 가운데 비교적 저렴한 요금 등을 적자 원인으로 꼽아왔다.

이에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월미바다열차 정상화 방안을 연구해 경영개선·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핵심은 요금 인상이다. 평일·주말 구분 없이 성인 기준 8000원이던 요금을 이원화해 8월부터 평일은 1만1000원, 주말은 1만4000원을 받기로 했다.

열차 개통 4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현재 대비 평일 요금은 37%, 주말 요금은 75%가 오르는 셈이다. 요금 인상은 인천외 지역 주민에게만 해당한다. 인천시민은 지금과 같이 8000원을 내면 된다.

이와함께 월미바다열차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추진된다.

지난달 월미도에 개관한 뽀로로파크와 할인 혜택을 담은 패키지 상품을 개발해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인천관광공사와 연계된 여행사·숙박·체험시설과 협업한 패키지 상품도 출시한다.

평일 월미지역 상권 영수증과 열차 탑승권을 지참하면 당일에 한해 무제한 탑승이 가능한 ‘무제한 탑승권’도 도입한다. 현재는 1회만 재탑승이 가능하다.

월미바다열차 활성화의 약점으로 꼽혀온 콘텐츠도 보완한다.

월미바다역에서 매일 20~30회하는 배터리 교체작업을 이벤트화해 월미바다역 모니터에 노출하고, 승강장 내 포토존을 만들어 볼거리를 제공한다.

탑승권 뒷면에는 월미 상가 협력업체를 표기해 승객의 이용 편의를 돕고, 열차를 계절·주제별로 차별화해 랩핑·내부 인테리어를 바꾼다. MZ세대를 겨냥한 짧은 영상 제작, SNS를 활용한 상시 이벤트도 추진한다.

직선구간 중 2.1km의 열차 운행 속도는 시속 9km에서 12~18km로 높여 4~7분 정도 운행시간을 단축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월미바다열차 노선 운행시간은 42분에서 30분 중반대로 줄어들게 된다.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는 이번 경영개선 추진과제가 효율적으로 이행되면 연간 60억원인 적자가 20억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평일 이용 여객을 높이기 위해 학생 단체 관람객 유치 프로모션 등을 진행한다.

김준성 인천시 교통국장은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종합대책을 마련했다”면서 “월미바다열차가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1·8부두, 월미도, 차이나타운 등이 전국 관광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경인선 종점인 인천역에서 월미도 일대를 도는 월미바다열차는 부실시공이 드러나 개통하지 못한 월미은하레일의 대체 사업이다.

월미은하레일은 지난 2009년 시운전 과정에서 각종 결함에 따른 사고가 잇따르자 개통이 무기한 연기됐고, 2016년 역사와 교각만 남기고 차량과 선로는 폐기됐다.

2019년 10월 월미바다열차로 개통해 첫해 9만 2983명이 이용했지만 곧바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탑승객은 급감했다. 2020년 5만 1060명, 2021년 5만 7150명이 이용하다 2022년 코로나 엔데믹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24만 2561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26만 3630명이 이용한데 이어 올해는 현재까지 12만 7367명이 탑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미바다열차 탑승객의 약 27%는 인천시민, 나머지 73%는 다른 지역 시민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