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해병대원 어머니 편지 "1주기 전 진상규명·박 대령 명예회복을"

박응진 기자 2024. 6. 12. 10: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해 7월 19일 여름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 순직한 해병대원의 어머니가 사고 원인에 대한 신속한 수사와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명예 회복을 촉구했다.

어머니 하 모 씨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조금 있으면 저희 아들 1주기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그동안 참아왔던 엄마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표현해야 살 것 같아" 지난 11일 작성한 편지를 12일 해병대사령부를 통해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내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침묵 지킨건 수사 잘 될거란 마음…그런데 지지부진·제자리걸음"
"진실 밝혀져 공방 마무리되고 아이만 추모할 수 있게 도와달라"
순직 해병대원 안장식이 지난해 7월 22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장병 4묘역에서 거행된 가운데 고인의 어머니가 영정 사진을 잡고 오열하고 있다. 2023.7.22/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지난해 7월 19일 여름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 순직한 해병대원의 어머니가 사고 원인에 대한 신속한 수사와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명예 회복을 촉구했다.

어머니 하 모 씨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조금 있으면 저희 아들 1주기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그동안 참아왔던 엄마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표현해야 살 것 같아" 지난 11일 작성한 편지를 12일 해병대사령부를 통해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내왔다.

하 씨는 아들의 장례기간 유족을 위로하고 현충원을 찾아와 추모해준 국민들을 비롯해 채 상병을 예우해준 윤석열 대통령 및 정부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편지를 시작했다.

하 씨는 늦은 나이에 결혼해 1차례 유산 후 왕복 8시간 거리인 전북 남원과 서울 신사동 산부인과를 다니며 어렵게 아들을 임신했다고 전했다.

하 씨는 "어렵게 얻은 아이라 더없이 행복했고 모든 게 새롭고 세상이 달라 보였다"라며 "그런 우리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되어 저희는 모든 것이 무너졌고 멈춤이 되어 버렸다"라고 토로했다.

하 씨가 아들을 마지막으로 본 건 지난해 5월 11일 그의 수료식 때였다고 한다.

하 씨는 "정말 보고 싶고 체취를 느끼고 싶고, 식탁에 앉아 대면하며 대화를 나누고 싶은데 모든 게 허망하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라며 "아직도 저희 아들이 이 세상 어디엔가 숨을 쉬고 있는 것만 같아 미친 사람처럼 살고 있고 저희는 죽은 힘을 다해 하루하루 사는 게 아니라 버티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하 씨는 "화가 났지만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건 수사가 잘될 거라는 마음" 때문이었다면서 "그런데 (수사가) 지지부진하고 아직도 제자리걸음인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22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장병 4묘역에서 거행된 순직 해병대원 안장식. 2023.7.22/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하 씨는 △유속이 빨라 장병들을 하천에 투입시키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 왜 투입을 결정했는지 △장병들을 하천에 투입시키면서 구명조끼는 왜 입히지 않았는지 △장화는 왜 신게 했는지 △아토피가 있어 수영을 못하는 아들의 수영 가능 여부를 확인했는지 등이 하루빨리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봤다.

하 씨는 "안일한 군 지휘관들의 행동으로 인해서 저의 아들이 희생이 되어 힘듦과 고통 속에 살고 있다"라며 "혐의가 있는 지휘관들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야만 저도 저희 아들한테 현충원에 가면 할 말이 있고 '잘 했다'는 말을 듣지 않을까요"라며 "원인이 밝혀져야 저도 아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없을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지금이라도 현관문을 열고 활짝 웃으며 들어올 것만 아들, 사랑스러운 아들"이라며 "볼 수 없음에 목이 멘다. 항상 전화 말미에 '사랑한다'는 말을 달고 살았던 아이 울 아들, 너무너무 그립다"라고 적었다.

하 씨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관계당국엔 "저희 아들 사망사고를 조사하시다 고통을 받고 계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님의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회복시켜주시고 과감하게 선처를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아울러 다가오는 장마철에 또다시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하 씨는 "마지막으로, 저희 아들 1주기 전에 경찰 수사가 종결되고 진상이 규명되어 저희 아들 희생에 원인과 진실이 꼭 밝혀져서, 저희 아들 희생에 대한 공방이 마무리되고, 이후에는 우리 아이만 추모하면서 남은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pej86@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