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인터뷰] “‘문재인 특검법’도 준비 완료…지금은 ‘한동훈의 시간’ 아냐”
“文 권력형 비리 수사 안 이뤄져…‘김정숙 특검’은 ‘김건희 특검’ 맞대응”
“이재명, 단군 이래 최대 비리 혐의 정치인…민주당 ‘방탄’은 광기 수준”
“與, 총선 참패에도 몸부림 없어…혁신하지 않는 당 분위기 깨고 싶다”
(시사저널=구민주·이원석·변문우 기자)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야권의 '특검 공세'에 맞서 '김정숙 여사 특검법'을 꺼내들었던 '수도권 5선 중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6월11일 시사저널TV 《시사톡톡》 인터뷰에서 "'문재인 특검법' 준비도 완료했다"고 전격 예고했다. 그는 "권력형 비리에 대한 수사가 다 멈춰 있다"며 "문 전 대통령 관련 의혹들도 특검으로 가야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또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선 "단군 이래 최대 비리 혐의를 가진 정치인"이라고 규정하며 "민주당이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치닫고 있는 데 대해 통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자당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쓴 소리를 날렸다. 그는 "우리 당은 총선 참패에도 몸부림이 없다"며 "혁신하지 않는 당 분위기를 깨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다가오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선 "지금은 나간다, 안 나간다고 말하지 못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당권 경쟁자로 꼽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책임지는 진짜 보수주의에 근거해서 보면 지금은 '한동훈의 시간'은 아니다"라며 "정치와 권력의 준비 과정이 짧을수록 본인한테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22대 국회가 개원 직후부터 '특검 정국'으로 가고 있다. 앞장서서 '김정숙 여사 특검법'으로 이슈를 띄웠는데.
"김정숙 특검의 불씨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문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이 정상 배우자의 첫 단독 외교였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과 맞지 않다. 2002년 가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배우자 이희호 여사께서 유엔(UN) 아동특별총회가 있을 때 민항기를 타고 대표단을 이끌고 갔었다.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은) 첫 단독 외교도 아닐뿐더러 타지마할 관광을 가기 위해서 짜 맞춘 일정이라는 의혹이 너무 다분하다.
또 정상 배우자의 첫 단독 외교라고 하면 김정숙 여사가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가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가는가. 특히 대통령 전용기까지 띄우면서 전속 요리사까지 데리고 가면서 당시 소요한 비용이 당초 2600만원에서 3억7000만원이 된 것이다. 본질적으로 김정숙 여사도 이희호 여사처럼 민항기를 탔으면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인데 결국 타지마할 관광을 위해서 (일정을) 짜 맞춘 것 아닌가."
김정숙 여사의 인도 순방 건 외에도 특검이 필요한 다른 의혹들은 무엇인가.
"김정숙 여사는 관광과 관련한 다른 의혹들도 많다. 2018년 G20 정상회의가 아르헨티나, 지구 남단에서 열렸는데 당시 체코 대통령이 없었는데도 체코를 들러서 북반구에 갔다가 남반구로 돌아갔다. 또 퇴임 전에는 피라미드 여행도 갔다. 김정숙 여사가 외국여행을 간 총 횟수가 48번이다. 역대 영부인들의 평균 외국 방문 횟수는 24~25번이었다. 딱 두 배다. 여기에 옷값 논란과 국정원 특수활동비 전용 의혹도 권력형 비리 의혹이기 때문에 특검을 해야 한다."
일각에선 김건희 여사 특검과 관련한 '물타기 의도'라는 시각도 있다.
"사실상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한 맞대응 성격도 있다. 오히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결혼하기 전 '사인(私人)' 신분일 적에 있었던 일 아닌가. 게다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소위 '쩐주' 대부분이 무죄를 받았다. 명품백 수수 의혹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위법이 아니라고 결정했다. 그러니 어느 사건에 정말로 특검이 더 필요한지 한번 비교해 판단해보자는 것이다."
방금 김정숙 특검의 불씨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관련해서도 별도 트랙 대응을 고심하고 있는지.
"그렇다. 진짜 (수사로) 가야할 분은 문 전 대통령이다. (여러 의혹들이 있지만)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하나도 안 이루어지고 있지 않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비롯해, 21대 국회의원이었으나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6년 실형을 선고받고 의원직이 박탈된 이상직 전 의원과 이스타항공에서 근무했던 전 사위 서아무개씨의 관련성 의혹,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 중소기업벤처공단 이사장 의혹 등 모두 권력형 비리 의혹들이고 특검감이다. 이것(문재인 특검)도 제가 특검법안은 다 만들어 놓았다."
민주당이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면서 '입법 독주'라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야당이 단독으로 국회 개원을 하고 국회의장을 뽑고, 나아가 원 구성까지 독단적으로 하는 건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의회 독재'다. 앞서 2008년 18대 국회 개원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석수가 153석이었고 민주당 의석수는 81석에 불과했다. 그때 우리 당은 국회의장을 가져가는 대신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에 줬다. 우리는 페어플레이를 했는데 지금 민주당은 파울플레이를 하고 있다."
민주당은 4년 전인 21대 국회 개원 때도 18개 상임위를 독식했지 않나.
"그렇다. 그 결과는 민주당의 2021년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참패와 지난 대선 패배였다. 지금 민주당의 결정들에 대한 결과도 언젠가 사필귀정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민심도 (같은 방향으로) 쌓일 것이다."
민주당이 속전속결로 '상임위 독식'을 단행하는 이유는 무엇으로 보는지.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재명 대표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재명에,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민주당이 돼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 지금 민주당이 대통령 임기 단축이나 탄핵을 이야기하는 것 역시 지금 이 대표가 연루돼 있는 4개의 재판이 끝나기 전 서둘러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 측근으로 꼽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1심 유죄 선고를 받았다. 민주당은 '검찰의 조작 수사'라며 반발하고 있는데.
"민주당의 '이재명 방탄'이 광기로 가고 있다. 소위 이화영 전 부지사에 대한 수원지검의 수사에 대해 특검을 하겠다는 것인데, 한마디로 '사법 방해' 특검이다. 결국 도둑이 매를 들고 있는 셈이다. 빨리 '이재명의 민주당'에서 '민주당의 이재명'으로 정상화돼야 하는데 통탄스러운 일이다."
최근 민주당은 '당대표 대선 출마 시 1년 전 사퇴' 조항을 비롯한 당헌·당규 수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를 위해 '위인설법(爲人設法·특정 사람 때문에 아예 법을 뜯어 바꾼다)'까지 한 것이다. 오는 8월에 뽑히는 차기 민주당 대표는 대선에 출마하려면 1년 전인 2026년 3월에 사퇴해야 한다. 그런데 해당 시기는 지선 3개월 전인 만큼 지선에서 공천을 비롯한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이 제한을 풀어주는 것이다. 결국 이재명 대표 한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풀어주는 셈이다."
이재명 대표의 '당권 연임' 분위기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지.
"야당 대표 중 연임한 경우는 거의 없다. 이 대표는 단군 이래 최대 비리 혐의를 갖고 있는 정치인인데, 이러한 흐름에 제동을 거는 민주당 내 간절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사실이 이상할 따름이다. 결국 '이재명 사법리스크' 해체를 위한 의도로 보인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도 정치권의 핵심 화두다. 본인은 전당대회 출마 결심을 굳혔는지.
"지금은 나간다, 안 나간다고 말하지 못 한다. 특히 지금 우리 당이 참패를 당하고도 개별적인 몸부림이 없는 점에 실망했다. 분노하고 혁신해야 하는데 안 한다. 지금 당의 이 분위기가 너무 싫다. 정말로 이 당의 분위기를 깨고 싶다."
총선 전부터 당내에서 '수도권 위기론' 등을 띄우며 목소리를 내왔지 않나.
"저는 처음부터 총선 참패를 어느 정도 예상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수도권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아무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특히 이번에 수도권에서 당선된 쟁쟁한 중진 의원들은 당시 '수도권 위기가 없다, 위기를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그때 느낀 것은 이 사람들이 '지역구 활동은 안 하는구나', 또 하나는 이 사람들이 '친한(親한동훈) 공천을 받으려 하는구나'를 느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등판 여부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지.
"정치의 주체는 본인이고 출마는 본인의 자유다. 결국 본인(한 전 위원장)이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수라는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수구, 꼴통, 냉전 등을 떠올리며 부정적으로 인식하는데, 18세기 (영국 철학자) 에드먼드 버크 등에 의하면 보수주의의 본질은 '책임지는 보수'다. 결국 진짜 보수주의에 근거해서 보면 지금은 '한동훈의 시간'은 아니다."
사실상 한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봐도 되는지.
"한 전 위원장은 우리 당의 최고의 정치적 자산은 맞다. 비상한 대책을 만들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 전 위원장을) 모셨는데 그럼에도 이번 총선에서 (21대 총선 당시) 115석보다 의석이 늘지 않고 오히려 더 줄었다. 참패였다. 그렇다면 지금은 (한 전 위원장이) 책임을 질 시간이라는 것이다. 또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와 권력에 대한 충분한 '준비'다. 그 준비 과정이 짧을수록 본인한테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권력에 대한 겸손과 실력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진정성에서 나온다고 본다."
최근 북한의 오물폭탄 공세로부터 시작된 '남북관계 악화일로' 상황은 어떻게 보는지.
"2주 전 '한·일·중 정상회담'이 열린 당시 북한에서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실험했는데 제대로 기능 작동이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끄러운 상황에서 북한이 내부적으로 시선을 돌리기 위해 오물풍선을 날리고 미사일 발사, 서해 GPS 교란 등을 한 것이다. 결국 우리 정부와 북한이 강대강 대치를 하게 되면 어떤 식으로 파편이 튈지 모른다. 제가 있는 인천에서도 연평도 주민들이나 조업하는 분들의 위기감이 커졌다. 그래서 저도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탈북민 단체에 "강대강 상황에서는 대북전단을 자제하거나 비공개로 뿌려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포항 석유 매장 가능성'을 놓고도 야권에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야당에서는 계속 트집을 잡는데 이 유전이 개발되면 윤석열 대통령만의 것인가. 정권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민주당의 것이 될 수도 있고, 결국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것인데 정쟁의 시각으로 보지 말았으면 좋겠다. 석유가 발견된 다른 곳에 비하면 영일만의 (석유 발견) 확률(20%)은 대단히 높다.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민주당 주장에 반론하자면 영일만은 실패 가능성이 가장 낮은 곳이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다시 한 번 문재인 대통령께 묻고 싶다. '품격 없는 정치'를 하는 쪽이 도대체 누구인지. 76년 헌정사상 이런 방식으로 야당이 단독 개헌하고 국회의장, 법사위원장까지 독식했다. 이 같은 품격 없는 정치에 한번이라도 말씀을 해주셔야 '품격 있는 전직 지도자'가 아니겠나. 문재인 특검법을 준비한 이유도 품격 있는 정치를 위해 매진하는 차원에서다. 앞으로도 품격 있는 정치를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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