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원 감세안’ 던진 수낵···지지율 뒤집기 '한방' 될까

김경미 기자 2024. 6. 1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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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총선을 약 3주 앞둔 가운데 리시 수낵 총리가 11일(현지 시간) 최대 연 170억 파운드(약 30조 원) 규모의 대대적인 감세 공약을 발표했다.

전직 보수당 내각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수낵 총리의 감세 제안에 대해 "대담함도 없고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하며 사람들이 보수당에 투표하도록 유도할 만한 점도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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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줄이고 소득세율 낮춰 근로자에 혜택 줄 것"
지지율 반전 노리지만 당내서도 “역부족” 평가
영국 총리이자 보수당 대표인 리시 수낵이 7월 4일 영국 총선을 앞두고 이달 11일 영국 실버스톤에 있는 UTC를 방문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서울경제]

영국 총선을 약 3주 앞둔 가운데 리시 수낵 총리가 11일(현지 시간) 최대 연 170억 파운드(약 30조 원) 규모의 대대적인 감세 공약을 발표했다. 20%포인트 이상 뒤처지고 있는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회심의 한 방을 날린 셈이지만 집권 보수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는 등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쏟아진다.

수낵 총리는 이날 잉글랜드 노샘프턴셔 실버스톤 서킷에서 76쪽 분량의 선언문을 발표하며 집권 보수당이 재집권할 경우 2027년 4월까지 소득세 격인 국민보험(NI) 요율을 2%포인트 추가 인하해 6%까지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보수당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두 차례에 거쳐 NI 요율을 12%에서 8%까지 인하했다. 총리는 또 차기 의회 회기 내 자영업자의 NI 기본요율을 폐지하고 연금 수급자의 국가 연금에 비과세를 하는 등 총 170억 파운드 규모의 감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수낵 총리는 “우리는 근로자가 벌어들인 돈을 더 가져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번 돈을 어디에 쓸지 결정할 권리는 근로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에서 주택 구입이 더 어려워졌다는 점을 인정하며 42만 5000파운드(약 7억 5000만 원) 미만의 주택에 대한 인지세를 영구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또 일하는 부모들은 자녀가 생후 9개월일 때부터 주당 30시간의 무료 보육 서비스를 받게 할 방침이다. 수낵 총리는 2030년까지 복지 예산에서 120억 파운드를 절감하고 탈세를 단속해 이 같은 정책이 전액 재정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수낵 총리의 깜짝 감세안은 집권당이 이번 총선에서 참패할 것이라는 여론조사를 뒤집기 위해 나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보수당은 다음 달 4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제1야당인 노동당에 20%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뒤져 있다. 더구나 이번 총리의 감세 방안은 보수당에서도 호응을 얻지 못해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직 보수당 내각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수낵 총리의 감세 제안에 대해 “대담함도 없고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하며 사람들이 보수당에 투표하도록 유도할 만한 점도 없다”고 비판했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감세 정책이 적절한지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이에 노동당은 “보수당의 감세 공약이 재정 실책으로 단명한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대규모 감세안과 마찬가지”라며 역공을 펼쳤다.

한편 이날 수낵 총리는 재집권 시 이민자 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약속도 했다. 영국해협을 건너오는 불법 이민자 수를 줄이기 위해 7월부터 불법 보트를 통한 망명자를 르완다로 이송하는 ‘르완다 이송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급증한 이민자 문제 해결은 보수 유권자의 표심을 사로잡을 주요 선거 쟁점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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