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홈런 100타점 페이스라는데, 도대체 왜?···테스형의 위기는 어디에서 비롯됐을까[스경x이슈]
소크라테스 브리토(32·KIA)는 2022년 KIA에 입단해 KBO리그에 데뷔한 이후 큰 사랑만 받아왔다. 잘 치고 잘 달리며 외야 수비도 잘 해 나성범, 최형우와 함께 KIA 중심타선의 확실한 상징으로 불렸다. 야구도 잘 하는데 독특한 이름에 당시 유행하던 노래를 따라 ‘테스형’으로 불리면서 강렬한 응원가까지, 사랑받을 요소가 풍부했다.
2024년의 소크라테스는 위기에 놓여 있다. 부진하다는 눈초리 속에 조금은 위축도 된 상태다. KIA 외국인 타자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당사자인 소크라테스에게도 전해진다.
소크라테스는 11일까지 65경기에 나가 272타석을 소화했다. 71안타를 쳤고 타율 0.280 12홈런 4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144경기를 치른다 계산해보면 27홈런 100타점 정도가 나온다. 기록만 보면 나쁘지가 않다. 소크라테스는 교체할 정도로 부진한 걸까.
아리송한 것은 이범호 KIA 감독도 마찬가지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11일 “소크라테스가 현재 상태로 보면 27홈런 100타점 페이스다. 득점권 타율(0.358)도 좋다. 이게 못하는 건지···. 어렵다”고 했다.
지난 2년과 비교해도 기록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소크라테스는 2022년에는 타율 0.311 17홈런 77타점에 출루율 0.354, 장타율 0.494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타율이 0.285로 낮아졌으나 20홈런을 치고 96타점을 올렸다. 출루율은 0.344 장타율은 0.463이었다. 27홈런 100타점 페이스라면 올해는 지난 2년보다 오히려 좋은 상황이다. 장타율은 0.469로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출루율이 0.320으로 비교적 떨어져 있다.
소크라테스는 항상 시즌 출발이 저조하다. 처음 등장한 2022년에도 4월까지는 타율 0.227 1홈런 9타점에 머물렀으나 5월에 타율 0.415 5홈런 28타점을 터뜨리면서 존재감을 드러내 리그에 안착했다. 지난해에도 4월까지 부진한 뒤 5월부터 서서히 살아나 궤도를 찾았던 소크라테스가 올해는 시즌 초반 워낙 오래 부진했다. 일어설 듯 하다 다시 떨어지면서 심한 기복을 반복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슬로우스타터지만 때가 되면 확 일어섰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자기 페이스를 찾기까지 과정이 길었고 기복을 보였다.
무엇보다 KIA가 우승에 도전하는 시즌, 소크라테스가 부진한 기간은 KIA가 초반부터 질주하던 기간이다. 해결해줘야 할 시점에 침묵하는 장면이 많았다. 지난해 7개로 가장 많았던 실책이 올해는 벌써 4개다. 타격이 워낙 안 되다보니 수비에서도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기록적으로는 뒤처지지 않는 수준을 만들어오던 소크라테스는 시즌 10호 홈런을 친 5월28일 NC전을 기점으로 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부터 치른 13경기에서 타율은 0.404(47타수 19안타)다. 7~9일 두산 3연전에서 12호 홈런을 포함해 13타수 5안타 4타점 2득점을 올렸고 11일 SSG전에서는 5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5월에 걸리던 발동이 올해는 6월에 걸리는 중일 수도 있다.
기록 자체만 보면 큰 문제가 없는 소크라테스에 대해 이범호 감독은 “(질) 좋은 안타와 홈런이 좀 더 나와야 될 것 같다”며 “다른 팀 외국인 타자들도 오르락내리락은 한다. 소크라테스는 이제 올라가는 느낌이다. 더울 때 훨씬 잘 하는 선수인데 작년에도 전경기 출전에 2경기 모자란 142경기를 뛰면서 그렇게 쳤으니 올해도 여름에 잘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KIA는 우승 도전에 나선 팀이다. 현재 심재학 단장이 미국에 가 있다. 외국인타자 교체를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교체해야 하게 될 경우를 준비하고 있다. 이 시점에 소크라테스는 일어서고 있고, 4~5월 내내 1위를 달리던 KIA는 지금 3위에도 위협받는 2위로 내려가 있다. 소크라테스가 이제 살아났다면 보여줘야 할 것은 많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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