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이 천국과 지옥 오간 ‘애플 AI’…부품株 다시 급등

애플 ‘AI 전략 공개’에 사상 최고치
관련株도 급반등…아이티엠반도체 23%↑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팀 쿡 애플 CEO가 10일(현지 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파크 본사에서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공개하는 모습 ⓒ EPA=연합

'애플 인공지능(AI)'에 대한 실망감으로 급락했던 국내 아이폰 부품 관련주가 12일 반등세로 돌아섰다. 애플의 AI 전략에 대한 시장 평가가 급반전하면서, 관련 산업도 재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12일 오전 9시45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아이티엠반도체는 23.98% 오른 2만74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7.33% 하락 마감했지만, 이날 반등에 성공했다. 아이티엠반도체는 애플에 배터리 보호회로를 공급하는 회사다.

전날 5.56% 떨어졌던 LG이노텍도 16.78% 급등 중이다. LG에노텍은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회사로, 대표적인 '애플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이다. 이밖에 애플에 연성회로기판(FPCB)을 공급하는 비에이치(14.46%), 손떨림 방지 장치 부품을 공급하는 자화전자(6.39%) 등도 나란히 상승하며 전날 하락 분을 대부분 상쇄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자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를 자사 음성 AI 비서 시리에 접목하는 게 골자다. 그 직후 시장에선 기대에 못 미치는 발표라는 반응이 잇따랐고, 이에 애플 주가는 1.91% 하락했다.

그러나 이튿날 시장에서는 애플의 AI 기능 탑재가 아이폰 등 기기 판매를 촉진할 것이라는 긍정적 반응을 내놓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애플 주가는 간밤 7.26% 급등한 207.15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와 관련해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 인텔리전스는 예상됐던 기능들이었지만 실제 활용되는 방식이 다른 온디바이스 AI(모바일 기기 탑재 AI)와 달리 매우 효과적"이라며 "시리의 편의성 향상이 매우 매력적이며, 애플 인텔리전스 탑재로 아이폰16 시리즈의 판매량도 전작 대비 약 2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AI 마케팅 실패로 전날 애플 밸류체인(가치사슬) 주가가 하락했지만 온디바이스 AI에서 애플의 경쟁력은 여전하다"며 "경쟁사 대비 가장 효율성 높은 AI 모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밸류체인 관련 종목 중 저평가된 종목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