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아홉 감정이다…감동에 웃음까지 챙긴 '인사이드아웃2' [시네마 프리뷰]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9년 만에 '인사이드 아웃'이 후속작으로 돌아왔다. 전작은 감정을 형상화해 어린 시절 경험을 감정의 모험으로 그려내 국내에서 497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는데, 이번에는 사춘기에 접어든 라일리의 더욱 다채로워진 감정을 통해 다시 한번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지난 11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디즈니·픽사 새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2'(감독 켈시 만)는 전작을 이을 만큼 아주 사랑스럽고, 섬세한 영화였다. 이 영화는 13살이 된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의 낯선 감정들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평화롭던 일상이 깨지고 다시 시작된 위기와 모험을 다룬다.
영화는 어느덧 13살이 된 소녀 라일리가 하키를 하고 친구들과 우정을 키워나가며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는 모습에서 시작한다.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은 매일 바쁘게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를 운영하고, 라일리에게 좋지 않은 기억은 '기억의 저편'으로 보내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라일리의 머리에 사춘기 경보가 울리고 라일리는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극적인 감정을 드러낸다. 다섯 감정이 당황하는 사이 본부가 허물어지고 낯선 감정인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가 새롭게 등장한다.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며 자신의 계획만을 따라야 한다고 하는 제멋대로인 불안이와 기존 감정들은 계속 충돌한다.
그 사이 라일리는 친구들과 하키 캠프를 떠나는데, 친한 친구들이 자신을 두고 다른 고등학교로 간다는 사실에 당황함을 감추지 못한다. 라일리가 혼란스러워진 틈을 타 결국 새로운 감정들이 나선다. 리더격인 불안은 라일리의 새로운 사춘기 생활을 위해 기존에 형성해 왔던 자아와 신념을 전부 없애버리고, 기존 다섯 감정까지 본부에서 쫓아낸다. 본부를 잡은 불안은 '라일리가 절대로 실수하지 않아야 한다'는 계획하에 움직이지만 점차 강박을 보이고, 기존 감정들은 신념 저장소를 통해 만들어냈던 '착한 라일리'의 자아를 되찾고 다시 본부로 돌아가기 위해 모험에 나선다.
9년 전 '인사이드 아웃'에서 유년 시절의 라일리는 이사를 통해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기쁨과 슬픔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사춘기에 접어들며 더욱 다채롭고 급격히 변화하는 심리를 불안, 부럽, 당황, 따분과 함께 섬세하게 그려냈다. 친구와의 우정이 절대적인 시기, 사소한 것에 기뻐하다가도 이내 화를 내고 슬퍼하는 등의 롤러코스터 같은 모습을 새로운 감정들과 함께 이번에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자아를 잃고, 불안만 남은 채 질주하는 신도 인상적이다. 사춘기를 겪는 이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은 '인사이드 아웃2'에 자연스레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작처럼 감정을 통해 여러 경험을 쌓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만큼 '인사이드 아웃2'만의 신선함은 다소 덜해졌다. 하지만 감정이 널뛰는 사춘기 청소년을 토대로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쌓아 올리고, 여기에 낯선 감정들과 추억 할머니, 라일리가 어린 시절 좋아한 캐릭터 등 다채로운 캐릭터를 등장시켜 특색을 더한다. 특히 시간이 흘러 기억의 감옥에 갇혀버린 게임 캐릭터 랜스와 2D 캐릭터 블러피가 웃음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 CG와 2D 애니메이션을 통합한 비주얼로 신을 완성해 눈길을 끈다.
영화 말미 라일리가 행복한 기억만을 갖길 원했던 기쁨이는 "내가 뭘 놓친 건지 모르겠어"라고 조용히 읊조린다. 결국 '인사이드 아웃2'는 모든 감정과 경험이 있어야만 비로소 우리가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전한다. 우리는 모두 기쁘고 슬프다가도 화가 나고, 때론 불안에 쫓기고 부끄러운 상황을 겪고, 또 겪으면서 성숙해진다. 켜켜이 쌓인 경험들은 나의 '신념 저장소'에 가서 마침내 자아가 된다. 영화는 이 과정을 통해 96분간 자신의 감정을 다시금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쿠키 영상 하나가 있다. 12일 개봉.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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