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참여 여기로"…제4인뱅 지분투자 경쟁 격화
우리-KCD, 신한-더존 이어 농협銀도 투자 저울질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후보 컨소시엄들의 시중은행 모시기 경쟁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업의 노하우와 자본력을 지닌 기존 은행의 지분투자 참여 여부가 인가 가능성을 가늠할 관건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12일 금융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4인뱅 설립을 추진 중인 U뱅크 컨소시엄은 IBK기업은행에서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포용 금융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U뱅크 컨소시엄에는 대교, 현대백화점, MDM플러스가 새롭게 투자를 결정했다. 이에 U뱅크 컨소시엄의 참여사는 렌딧, 루닛,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트래블월렛, 현대해상에 이번 3개사를 더해 총 8개사가 됐다.
컨소시엄 참여사인 렌딧의 김성준 대표는 "기존 참여사 모두 자본 투자 뿐 아니라 전략적인 협업 공동체로서 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기업은행 역시 중소기업・소상공인과 시니어 포용금융 전략에 대한 협업으로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4인뱅 컨소시엄은 유뱅크와 더존뱅크, KCD뱅크, 소소뱅크 등 4곳이 있다. 우리은행은 KCD뱅크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KCD는 우리은행과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라이선스로 소상공인을 위한 은행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KCD와 협력해 왔다. KCD는 소상공인 사업자에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제공한다. 창업 직후 우리은행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위비핀테크랩(우리금융 디노랩 전신) 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우리은행의 지원을 받았다. 2020년에는 우리은행과 소상공인 금융 지원을 위해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비대면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이 추진하는 더존뱅크에 지분투자를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더존뱅크를 설립해 기업 데이터 기반의 혁신 금융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과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2021년 협약을 맺고 이듬해 합작법인 테크핀레이팅스를 설립했다. 테크핀레이팅스는 기업 특화 신용평가(CB) 사업을 준비 중이다. 신한투자증권의 특수목적법인(SPC)이 베인캐피탈을 대신해 더존비즈온의 2대 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NH농협은행은 제4인뱅 컨소시엄들의 참여 제안을 받아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른 은행이 참여하지 않은 컨소시엄에 들어가거나, 우리은행이나 신한은행이 들어간 컨소시엄에 중복 투자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제4인뱅 후보들은 은행들에 참여 제안서를 뿌리며 지분투자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업의 경력과 노하우, 자본력을 지닌 기존 은행의 컨소시엄 참여 여부에 따라 인가 가능성이 좌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앞서 인가를 받은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모두 시중은행이 지분투자자로 들어가 있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4.88%(지난해 말),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지분 8.97%(올해 1분기)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2.6%(올 1분기)를 각각 보유 중이다.
시중은행 입장에서도 인뱅 투자는 수익성 향상 등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무점포 비대면 영업으로 경쟁력을 높이며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인뱅의 생산성은 기존 시중은행을 앞도하고 있다. 여기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가 터지면서 충당금 반영으로 인한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진 상태다.
올해 1분기 직원 1인당 생산성을 보면 인뱅 3사는 평균 1억8867만원으로 5대 시중은행 평균 6640만원의 3배 수준에 달한다. 토스뱅크 2억4900만원, 케이뱅크 1억8000만원, 카카오뱅크 1억3700만원 순이다. 5대 은행은 하나은행 8800만원, 우리은행 8400만원, 신한은행 7900만원, 농협은행 4400만원, 국민은행 370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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