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낚시' 손석구, 하고 싶은 거 다 해 [Oh!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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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값이 아깝지 않을 영화가 등장했다.
만원도 아닌 천원의 행복, 15분도 안 되는 상영 시간으로 '스낵무비'라는 승부수를 던진 배우 그리고 제작자 손석구의 도전 '밤낚시'다.
'밤낚시' 속 상대적으로 짧은 액션을 두고도 장편 상업영화인 '범죄도시2'에서 마동석에게 맞을 때보다 더 힘들었다던 손석구의 발언이 마냥 허언은 아닌 셈이다.
소속사 겸 제작사 스태넘을 설립한 손석구는 '밤낚시'를 통해 주연 배우이자 공동 제작자로도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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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표값이 아깝지 않을 영화가 등장했다. 만원도 아닌 천원의 행복, 15분도 안 되는 상영 시간으로 '스낵무비'라는 승부수를 던진 배우 그리고 제작자 손석구의 도전 '밤낚시'다.
'밤낚시'(감독 문병곤)는 어두운 밤 전기차 충전소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 휴머니즘 스릴러다. 12분 59초라는 짧은 상영 시간의 단편영화로, 유의미한 등장인물은 오직 요원 로미오(손석구 분) 뿐인 1인극에 가깝다.
작품의 길이가 짧다고 그 깊이마저 얕지는 않다. 가로등도 꺼진 밤 미확인 생물체를 낚으려는 로미오의 사투가 꽤나 박진감 넘친다. 차 한대는 거뜬히 박살낼 기세인 '무언가'와의 사투가 스릴감 있게 펼쳐진다. 낚싯대 하나에 의지한 스릴감이 꽤나 굉장해서 실제 망망대해에서 펼쳐질 참치 낚시와 같은 '밤낙시'의 역동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그 사투의 의미 또한 환경과 맞닿아있다는 점에서 메시지는 나름 묵직하다.
특히 '밤낚시'는 국내 자동차 회사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작품답게, '자동차의 시선'에 제한된 화면을 보여준다. 차체에 부착된 전후방 카메라들에 의지한 '밤낚시'의 구도는 보통의 영화보다 시선의 높이도 낮고, 시야의 폭도 제한적이다. 역설적이게도 그렇기에 화면 속 배우 손석구의 액션은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영화 한 편이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보여줘야 할 역동성이 일정 부분 정해져있다고 볼 때, 화면이 움직이지 못하는 생동감을 화면 안을 채우는 배우가 모두 소화해야 한다. '밤낚시' 속 상대적으로 짧은 액션을 두고도 장편 상업영화인 '범죄도시2'에서 마동석에게 맞을 때보다 더 힘들었다던 손석구의 발언이 마냥 허언은 아닌 셈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늦은 밤 전기차 충전소의 '무언가', 이를 낚으려는 손석구의 낚시 대결은 이 작품에 관해서는 하고 싶은 걸 다 해봤다는 손석구의 말을 여실히 보여주기도 한다. 소속사 겸 제작사 스태넘을 설립한 손석구는 '밤낚시'를 통해 주연 배우이자 공동 제작자로도 활약했다. 그 결과 그는 실제 절친한 문병곤 감독의 섭외부터 제작 전반에 걸쳐 깊이 참여할 수 있었다. 주어진 장면만 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밤낚시'의 곳곳에 손석구가 함께 한 고민과 결정의 흔적이 담겨 있는 것이다.
시청자들을 모두 추앙하게 만들었던 '나의 해방일지',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보는 이들을 떨게 한 '범죄도시2'에서 보여준 손석구 특유의 마초스러움도 '밤낚시'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작품의 시선을 담당한 자동차가 전기차종인 데다가, 흔히 모터가 아닌 배터리로 움직이는 전기차는 '남자의 차'가 아니라는 자동차 마니아들의 인식도 있는 바. 이를 고려하면 '마초 이미지'를 간직한 손석구의 활약은 상당히 반전적인 주문을 거는 듯 하다.
15분 남짓한 시간 동안 가장 적은 단위 지폐 한 장 천원으로 감상할 수 있는 '스낵무비'라는 '밤낚시'의 도전 또한 자못 흥미롭다. 위기의식이 팽배한 극장가에 긴 영화가 아닌 한 편의 미디어 전시를 보듯이 관객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낚아챌 전망이다. 제한적인 자동차의 시선 안에 범퍼카나 4D놀이기구를 타듯 약간의 어지러움은 감수해야 한다.
6월 14일 CGV 개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2분 59초.
/ monamie@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및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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